"귀곡산장인가?"..흉물로 변한 '용아 박용철' 생가

    작성 : 2024-10-07 15:05:29
    예산 문제로 보수 지연..2개 동 부식 심각
    초가지붕, 잡초 우거지고 움푹 패여 '흉물'
    "10월 중 업체 선정, 새 짚으로 단장"
    ▲ 초가지붕이 삭아서 흘러내린 문간채 모습

    1930년대 시문학파의 일원으로 문학을 통해 민족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애썼던 용아 박용철 시인(1904~1938)의 생가가 흉물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7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따르면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용아 생가는 안채를 비롯 사랑채와 행랑채, 문간채 등 모두 4개 동의 초가 건물과 제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초가건물 특성상 매년 새 짚으로 지붕을 단장해야 하는데 예산 부족으로 2개 동씩 번갈아 교체하다 보니 2개 동은 부식이 심해 초가지붕 일부가 흘러내리거나 심지어는 지붕에 잡초가 우거져 폐가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 검게 그을린 채 움푹 패인 행랑채 지붕

    특히 행랑채와 문간채는 지난 3월부터 귀퉁이 일부가 삭아내려 움푹 패여있고, 사랑채는 지붕에 풀씨가 날아와 잡초가 무성해 문화재로써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용아 생가를 찾은 한 시민은 "마치 귀곡산장에 온 듯한 섬뜩한 느낌마저 주고 있어 이곳이 과연 문화재인지 의심케 한다"고 말했습니다.

    ▲ 행랑채에서 바라본 사랑채 지붕에 잡초가 솟아 있다

    이처럼 관리의 손길이 제때 미치지 못한 데 대해 광산구 관계자는 "광주시로부터 예산배정이 늦어진 데다 유족 측과 지붕보수 문제로 협의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예년보다 지붕교체 작업이 지연됐다"며 "10월 중에 보수작업을 마무리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현재 광주시로부터 2억 원의 예산을 배정받아 설계를 완료한 상태이며, 조만간 전문업체를 선정해 부식상태가 심한 사랑채와 행랑채 지붕을 새 짚으로 전면 교체하고 안채와 문간채 일부를 보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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