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 조선인 사상검열"..일제강점기 '출판허가증' 등 사료 공개(1편)

    작성 : 2024-08-14 10:32:55
    향토사학자 심정섭 씨 100여 년 전 자료 발굴
    광주와 서울 거주 강 씨 문집 '출판허가' 증서
    문서번호·저작발행인·내용·허가자 등 상세 기록
    "총독부도서과, 출판물 사전검열 결정적 증거"
    ▲광복절 79주년을 맞아 향토사학자 심정섭 씨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인 사상검열을 위해 발행한 '출판허가증'을 공개하고 있다

    광복절 79주년을 앞두고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인에 대한 사상검열을 목적으로 출판물을 사전 검열한 후 발부한 '출판허가증' 원본자료가 처음 공개됐습니다.

    또한 일제가 곡창지대였던 호남 지역에서 쌀과 목재, 목화, 과일 등 농산물을 수탈하기 위해 농산물품평회를 통해 농민들의 생산증진을 채찍질한 내용의 '상장'과 '상표 기록지' 등의 자료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향토사학자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 백강 조경한 선생의 외손자인 81살 심정섭 씨는 14일 KBC에 '조선총독부 출판허가증' 2점을 공개했습니다.

    ▲향토사학자 심 씨가 14일 평생 수집하여 연구해온 항일독립운동연구사 자료를 공개하며 그 가치와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에 세상에 다시 나온 일제강점기 '출판허가증'은 1926년 조선총독부 '지령 511호'와 1932년 조선총독부 '지령2051호' 등 2점입니다.

    조선총독부의 출판허가증은 일제가 조선인들의 글과 저작 및 출판활동을 엄격히 통제해 사상검열을 자행함으로써 민족정신과 문화를 말살하려한 결정적 증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출판증명서'는 일반 조선인 성씨의 집안에서 이뤄지는 족보와 문집을 발행하는 과정에까지 총독부에 사전에 신청을 하여 검열과 허가를 받도록 한 사실을 명백히 보여주면서 학계 안팎의 관심을 낳고 있습니다.

    ▲조선총독부가 조선인 출판물의 사전 검열을 위해 1926년 사이토 조선총독명의로 발부한 '지령 제511호' 강 씨 집안의 문집 출판허가증

    심 씨가 공개한 이 출판허가증은 당시 전라남도 광주군(현 광주광역시)과 경성부(현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강 씨' 집안의 족보와 문집인 '진산세가' 2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지령과 주소, 저작 겸 발행자, 신청일, 내용, 허가사항, 허가일, 허가 총독이름, 총독 직인, 조선총독부 문서표시 등으로 구성돼있습니다.

    먼저 '지령 제511호'에는 '전라남도 광주군 광주읍 수기옥정 137번지'에 거주하는 '저작겸발행자' 강철수 씨가 '대정15년(1926년) 7월10일부로 신청한 진산세가 전 2책 출판 1건을 허가함'이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조선총독부가 조선인 출판물의 사전 검열을 위해 1932년 우원일성 조선총독명의로 발부한 '지령 제2051호' 강 씨 집안의 문집 출판 허가증

    이 출판허가증의 발부 날짜는 '대정15년 8월24일'로 적고 다음 칸에 '조선총독 자작 재등실(朝鮮總督 子爵 齋藤實)'로 명기하고 사각 직인을 찍어 허가자를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또 증서 좌측하단에 세로로 '조선총독부(朝鮮總督府)'라고 표시해 이 문서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공식문서임을 증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령 제2051호'는 '경성부 수창동 185번지의 저작겸발행자 강성규씨가 소화 7년(1932년) 11월28일부로 신청한 진산세가 권지삼 1책의 출판 1건을 허가함'이란 내용이 기록돼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도서과에서 조선인에 대한 사실상의 사상 검열을 한 사실을 밝혀주는 조선총독명의의 출판허가증 '지령 제511호'와 '지령2051호'

    역시 증서 발행일을 '소화 7년 11월30일'로 적고 허가자인 '조선총독 우원일성(朝鮮總督 宇垣一成)'과 총독직인을 찍어 놓았습니다.

    자료를 공개한 심 씨는 "이 자료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인의 글과 서책 출판에 대해 사전에 검열을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일제가 자행한 혹독한 사상검열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당시에 조선총독부 도서과에서 책과 신문, 잡지 등 출판물에 대한 사전 검열을 실시하였다는 결정적 증거"라면서 "이 자료 등 그동안 수집하여 소장하고 있는 저의 독립운동사 자료를 공공연구기관에서 맡아서 관리와 연구를 계속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 이 기사는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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