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돋보기]일제강점기 '노다지'로 들썩거린 임곡동(2편)

    작성 : 2024-07-28 10:30:01
    광산에서 캐낸 돌 공항 활주로 건설에 이용
    한때 상영극장과 요정술집 즐비 상권 들썩
    광산구청, 관광자원 개발 검토했으나 무산
    [전라도 돋보기]일제강점기 '노다지'로 들썩거린 임곡동(2편)

    ▲구 임곡역이 있었던 자리를 가리키는 주민 이안양 씨

    임곡은 금광 개발과 더불어 순식간에 소도시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특히 1914년 임곡역이 들어서면서 지역은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되었습니다.

    기존 원(元)임곡에 있던 기관들이 역이 소재한 신(新)임곡으로 옮겨오고 지서와 면사무소, 우체국, 학교 등 각종 기관들이 포진해 행정치소로 발전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기 가설도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찍 이뤄졌습니다.
    ◇ 갱도 길이 3~4㎞, 미로에 갇히기도
    금광은 1970년대 초반까지도 유지됐는데 금을 얻기 위해 캐낸 석재의 양이 엄청나게 나왔습니다.

    이 돌들은 광주공항 활주로 건설에 이용됐습니다.

    ▲임곡역 주변 중심가 거리 모습

    용진육아원 뒤편 용진산 중턱에는 여러 군데에 금광굴이 남아 있어 '노다지'를 캐낸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용진육아원 기광종 사무국장의 안내로 금광굴 답사에 나섰는데 입구 모습이 마치 입을 쩍벌리고 있는 악어를 연상케 했습니다.

    내부를 들여다 보니 바닥에는 물이 고여 있고, 안쪽으로 깊숙이 갱도가 이어져 있었습니다.

    기광종 씨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일부를 매립한 상태이지만 굴의 길이가 3~4㎞ 가량 되며, 금맥을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만일 들어간다면 자칫 길을 잃기 십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역 업무가 중단된 채 폐쇄된 임곡역

    산 아래 복영마을에 있는 금광굴 2곳은 현재 새우젓갈 등을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광산구청에서 한때 금광굴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현되지는 못했습니다.
    ◇ 도시락에 금광석을 몰래 가져와 제련
    임곡동 주민 79살 이안양 씨는 "초등학교 때 옆집에 광부가 살았는데 퇴근하면 도시락에 금광석을 몰래 가져와 숯불에 녹여서 금을 제련하는 모습을 직접 본적이 있다"고 금광에 대한 일화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임곡역 주변으로 상영극장과 요정술집이 네 곳이나 있을 정도로 상권이 크게 형성됐다"고 회상했습니다.

    ▲상영극장과 요정술집이 있었던 자리를 설명하는 주민 이안양 씨

    임곡역은 2004년 7월 15일 여객취급을 중지한 이후 컨테이너화물만 취급하다가 2015년 5월 28일 완전 폐쇄됐습니다.
    ◇ 임곡동 인구 1,500명으로 급감
    한때 인구가 2만 명에 달했고 임곡초등학교 재학생이 1,500명에 이를 정도로 번성했던 임곡동은 지금은 인적이 드문 한적한 모습입니다.

    현재 임곡동은 인구가 1,500명으로 급감하고 임곡초등학교 재학생 수도 31명에 불과할 정도로 쇠퇴 지역이 됐습니다.

    ▲임곡 노인회관 마당에 세워진 공적비들

    다행스럽게도 임곡은 최근 임곡역 주변 일대에 개발 바람이 솔솔 불고 있습니다.

    임곡역과 구 임곡역 사이 3천 평 부지에 아파트 160여 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예정대로 아파트가 들어서면 500명의 인구가 유입돼 활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임곡의 발전을 위해서는 광일고등학교의 평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평준화가 되면 중학교와 초등학교 학생이 늘어나고 이는 다시 주민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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