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밥상 안 부러워..가을 토하(土蝦)
요 며칠 기온이 떨어지며 가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붉고 노랗게 변한 이파리들이 하나둘 떨어지며 옷차림도 두꺼워지고 있는데요. 가만히 있어도 구슬땀이 흐르던 더위. 맑은 개울가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던 여름이 바로 어제같이 느껴집니다.
이 싸늘한 날씨에 오히려 사람이 들어가는 개울가가 있다고 해 구경을 나왔습니다. 영암 금정의 한 개울가. 긴 장화와 뜰채, 바구니를 갖춘 여인들이 천천히 개울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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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까지 잠기는 물속에서 풀이 무성한 물가를 뜰채로 휘젓는 여인들. 물속에 깊이 잠겼던 뜰채가 위로 솟구칠 때마다 작은 회색 새우들이 한가득 모아져 올라옵니다. 특유의 향기와 깔끔한 맛이 일품인 민물새우, '토하'입니다. 옛 방식 그대로 잡혀 바구니에 쏟아진 새우들은 팔딱팔딱 뛰어오르며 엄청난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잡혀 최상의 토하젓으로 탄생한 새우들은 남도한정식에도 올라가는 귀한 식재료입니다. 밥 위에 올려 비비고 먹으면 오돌토돌한 식감과 함께 입 안에 감도는 달콤하고 고소한 맛. 짭조름한 양념의 맛과 한데 섞이면 왕의 밥상이 부럽지 않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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