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화엄사 정문 ‘사천왕상’ 보물된다”

    작성 : 2023-09-07 13:38:48
    17세기 '사천왕상' 8건 보물 지정 예고
    여수 흥국사, 영광 불갑사, 고흥 능가사
    전국 20여 건..17~18세기 전반까지 조성
    불갑사 '사천왕상 복장전적'은 보물 해제
    문화재위원회 심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 구례 화엄사 소조사천왕상(求禮 華嚴寺 塑造四天王像) 사진 : 연합뉴스 

    문화재청은 사찰 입구 천왕문에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국토를 수호하는 17세기 '사천왕상(四天王像)' 8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영광 불갑사 목조사천왕상(靈光 佛甲寺 木造四天王像)'이 보물 지정 예고됨에 따라 보물 '영광 불갑사 불복장 전적(靈光 佛甲寺 佛腹藏 典籍)' 중 사천왕상 복장전적은 사천왕상과 함께 일괄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해제 예고했습니다.

    사천왕은 수미산(須彌山) 중턱에 살며 동서남북 네 방위에서 불국토를 지키는 수호신입니다.

    사찰 정문인 일주문(一柱門)과 주불전(主佛殿)인 대웅전을 연결하는 중심축에서, 사천왕상은 주불전으로 진입하기 직전인 천왕문에 배치됩니다.

    일반적으로 갑옷을 입고 보검(寶劍) 등 지물을 들고 있으며,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려 악귀 등의 생령(生靈)으로부터 사찰을 지키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사천왕상은 장흥 보림사 목조사천왕상 등 총 3건의 보물을 포함해 현재 전국적으로 약 20여 건이 전하는데, 17세기부터 18세기 전반까지 조성되다가 이후 불화 등의 형태로 그려졌습니다.

    전란 이후 사찰의 재건과정에서 불교의 부흥이라는 범불교적 역사적 소명을 담아 17세기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하는 사천왕상의 지정기준은 △17세기 중엽 이전 작품으로 전란 이후 재건불사 및 불교 중흥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입니다.

    또 △17세기 후반 작품으로 그 구성이 완전하고, 전하는 과정에서 변형이나 왜곡이 적으며, 시대성 또는 작가의 유파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으로 동일 유파의 작품 중 가장 확실하고 대표성 있는 작품입니다.
    ▲ 여수 흥국사 소조사천왕상(麗水 興國寺 塑造四天王像) 사진 : 연합뉴스 

    '구례 화엄사 소조사천왕상(求禮 華嚴寺 塑造四天王像)'과 '여수 흥국사 소조사천왕상(麗水 興國寺 塑造四天王像)'은 전란 이후 벽암각성(碧巖覺性)과 계특(戒特)대사에 의해 사찰이 복구되는 과정에서 조성한 것입니다.

    두 사천왕상 모두 의자에 걸터앉은 모습으로 제작된 의좌형 사천왕상이며, 전체적으로 중량감 넘치는 조형 감각, 사각형의 주름진 큰 얼굴, 넓고 두텁게 표현된 콧방울 등은 동일 지역 내 17세기 전반기 양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보은 법주사 소조사천왕상(報恩 法住寺 塑造四天王像)' 역시 전란 이후 벽암각성(碧巖覺性)에 의해 주요 전각이 순차적으로 중창되는 과정에서 조성된 것입니다.

    양식적 특징과 나무의 연륜연대분석(나이테연대분석) 결과 등으로 볼 때 17세기 중엽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에 현전하는 사천왕상 중 매우 드문 입상이며, 5.7m에 이르는 최대 크기의 사천왕상이라는 점에서 조형적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 김천 직지사 소조사천왕상(金泉 直指寺 塑造四天王像) 사진 : 연합뉴스 
    '김천 직지사 소조사천왕상(金泉 直指寺 塑造四天王像)'은 조선 후기 사천왕상으로는 드물게 발원문이 발견됐습니다.

    이를 통해 1665년 완주 송광사를 근거로 활동하던 단응(端應)과 탁밀(卓密), 경원(敬遠), 사원(思遠), 법청(法淸) 등 그의 유파 조각승을 초청하여 조성한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발원문을 통해 호남과 영남 조각승들의 불상 제작과 교류 활동도 알 수 있어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 고흥 능가사 목조사천왕상(高興 楞伽寺 木造四天王像) 사진 : 연합뉴스 
    '고흥 능가사 목조사천왕상(高興 楞伽寺 木造四天王像)'은 17세기에 제작된 가장 이른 시기의 목조사천왕상으로, 같은 전남 지역의 화엄사, 흥국사 등의 사천왕상과는 전혀 다른 계통의 조각 양식을 띠고 있습니다.

    천왕문 해체 복원 시 발견된 상량문, 복장발원문 등을 종합해 볼 때 1666년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나, 조각승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천왕문의 좌향인 북향을 의식하여 동방지국천왕과 북방다문천왕의 순서를 바꾸고 남방증장천왕과 서방광목천왕의 순서를 바꾸어 배치했습니다.

    '영광 불갑사 목조사천왕상(靈光 佛甲寺 木造四天王像)'은 원래 전라북도 무장 소요산 연기사에서 17세기 후반 제작한 것으로, 연기사가 폐사되면서 설두선사(雪竇禪師)가 1876년 영광 불갑사로 이안 했습니다.

    여러 편의 나무 조각을 접목하여 전체적인 형태를 만들고 동시에 머리카락이나 세부장식, 양감이 필요한 부분은 흙으로 정교하게 제작해 소조상에서 목조상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의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홍천 수타사 소조사천왕상(洪川 壽陀寺 塑造四天王像)'은 봉황문이라는 현판이 달려 있는 천왕문 안에 모셔져 있습니다.

    강원도에 현전하는 유일한 사천왕상이라는 점에서 희소하며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사천왕상이라는 점에서 조각사적으로도 중요합니다.

    '공주 마곡사 소조사천왕상(公州 麻谷寺 塑造四天王像)'은 동방지국천왕의 내부에 남겨진 묵서를 통해 1683년 조성되었음이 명확하게 확인된 작품으로, 사천왕상 편년 연구에 기준이 됩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사천왕상' 등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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