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건너온 후 20여 년간 봉사활동을 실천한 50대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1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1월 28일 54살 황설매 씨가 전북 전주시 소재 예수병원에서 심장, 폐장, 좌우 신장을 기증하고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황 씨는 장기 외에도 각막과 뼈, 피부, 인대, 혈관 등 인체조직 기증을 통해 100여 명의 환자를 돕게 됐습니다.
기증원에 따르면 황 씨는 같은 달 19일 두통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황 씨의 가족은 황 씨가 평소 어려운 사람을 돕던 것을 떠올리고 기증을 결정했습니다.
황씨는 중국 헤이룽장성 무단장(木丹江)시에서 태어나 24살에 한국으로 건너와 식당 등에서 일했습니다.
30살에 결혼 후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며 20여 년간 전북 전주시에서 아침을 굶고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급식 지원사업 등에 참여해 왔습니다.
유족은 황 씨가 활발하고 배려심이 많았으며 어려운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추억했습니다.
남편 이대원 씨는 평소 꾸준히 봉사해 온 아내가 천국에 갔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지내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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