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병에 원료 물질을 숨겨 들여와 국내에서 필로폰을 제조한 중국인과 향정신성의약품을 낱개 포장된 분말 밀크티 봉지에 담아 밀수입한 한국인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16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필로폰 제조, 판매 미수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향정 등)로 20대 중국인 남성 A씨를 구속해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아 국내에 입국한 뒤 지난 4월 3~16일 숙소인 인천 소재 호텔에서 6개의 와인병에 액체 형태로 담겨 있던 원료물질을 가공, 필로폰 약 5.6㎏(시가 186억 원 상당·18만 6천 명 동시 투약분)을 제조한 혐의를 받습니다.
필로폰은 제조 공정이 어렵고 상대적으로 발각될 위험이 커 완제품 형태가 밀수입돼 유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마약 관련 경찰 검거 인원 1만 7천817명 중 제조사범은 약 0.3%인 58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국내에서 필요한 도구들을 직접 구매해 필로폰을 만들었고 이렇게 제조한 필로폰 중 약 2㎏을 판매하려다 경찰에게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A씨가 제조한 필로폰 전량과 원료물질 300㎖를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또 향정신성의약품인 덱스트로메트로판(일명 러미라) 등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 30대 한국인 남성 B씨도 특가법상 향정,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B씨는 공범이 중국 심양에서 '밀크티 스틱' 제품 30㎏에 섞어 은닉한 향정신성의약품 러미라와 공범이 중국 유명 술병에 담은 전문의약품 프레가발린 45.6L(리터)를 지난 2∼3월 밀수입한 혐의를 받습니다.
기침감기약인 러미라는 1990년대 청소년들이 이를 소주에 섞은 것을 '정글주스'로 부르는 등 환각을 위해 남용되면서 2003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됐습니다.
프레가발린은 신경통약을 구성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남용할 경우 환각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B씨는 해당 의약품들이 마약 관련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다고 홍보하며 유흥가가 밀집된 강남이나 부산 일대에 유통하려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B씨의 차 안에서 분말 밀크티 스틱 1천 개를 전량 압수하고 주거지에 보관 중이던 프레가발린이 담긴 술병 12개도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A와 B씨의 공범 1명씩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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