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빨리 열리는 봄꽃 축제인 전남 광양매화축제 현장.
주무대 옆 특설무대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얼음 위에 오래 서있기' 세계 기록 보유자, 조승환 씨가 또 다른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환경 운동가이자 맨발의 사나이, '맨사'로 통한다.
- 봄꽃 축제를 찾은 이유는.
"광양 매화축제 개막식에서 얼음은 빙하를 뜻하고 맨발의 사나이 발은 아픈 지구를 표현하는 극강의 퍼포먼스 세계 기록을 도전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얼음 위로 맨발을 내딛는 '맨사' 조승환 씨.
우리도 얼음 위에 올라가 봤지만 3분을 겨우 견뎠다.
하지만 그는 4시간 50분 동안 이 얼음 위에 서있을 예정이다.
앞전에 자신이 세운 세계 기록보다 무려 5분이나 늘어난 시간이다.
- 혹시 발바닥에 고통을 못 느끼는지.
"올라서자마자 고통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3시간이 넘어가면 온몸에 근육이 굳어버립니다. 4시간이 넘어가면 이 허벅지가 떨려서 서 있을 수가 없습니다. 발가락도 움직이면 안 되기 때문에요."
어느새 두발은 빨개지고, 근육도 굳어 감각을 느끼기 어려운 상태가 됐지만 주먹을 불끈 쥔 손만큼이나 그의 결의는 대단하다.
- 고통을 느끼면서도 왜 참아내는지.
"지금 병들어 있는 아픈 지구를 표현하기 위해서 전 세계인들 80억 인구에게 기후변화,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도전하는 것입니다."
고통을 느끼면서 어떻게 5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얼음 위에 있을 수 있는 걸까?
참아내는 방법이 따로 있는 걸까?
- 고통을 참는 방법이 있나.
"제가 영하 20도에 반팔, 반바지로 강원도 철원 논 바닥 얼음 위에서 1시간 50분 세계 기록을 세운 적이 있습니다. 그랬을 때는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야 되잖아요. 정신을 약간 분리할 정도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 씨는 기후위기 퍼포먼스를 할 때마다 기부챌린지를 내건다.
기업이나 재단, 기관 등이 조승환 씨를 후원하면, 그는 퍼포먼스 성공과 함께 기후·전쟁·재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에 기부를 한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만 무려 1억 6,700만 원 정도.
발바닥은 차갑지만 가슴은 뜨거운, 자타공인 이 시대의 초인이다.
- 얼음 퍼포먼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TV에서 우연히 녹아내린 빙하에서 곰이 떨어지는 걸 봤습니다. 거기서 충격을 먹었거든요. (예전부터) 인간이 한계를 넘는 모습을 보이면 전 세계인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6년 전부터 얼음 위에 서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영화 한 편도 2시간을 넘어가면 길다고들 하는데 무려 5시간 동안 얼음 위에 서 있는 맨발의 사나이.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
- 얼음 위에서 무슨 생각을 하나.
"반드시 제발 이 맨발의 사나이의 퍼포먼스를 전 세계인들이 봤으면 좋겠다."
이렇게까지 내공이 길러지는 데는 끝없는 노력과 고통이 있었다.
한겨울 영하 20도 혹한기에 눈 덮인 태백산 정상을 맨발로 오르내리고, 한라산과 지리산을 여러 차례 맨발로 등정했다.
지난 2017년에는 3,776m의 일본 후지산을 맨발로 올라 세계 제1호 기록을 역사에 남기기도 했다.
- 앞으로의 도전과 목표는.
"UN본부 앞에서 전 세계인들이 보는 가운데 7시간을 도전하는 게 목표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지구온난화는 반드시 막아야 하는 우리들의 숙제입니다. 힘을 보태주십시오. 파이팅입니다!"
이 아름다운 꽃을 예년보다 빨리 볼 수 있다고 해서 좋은 일은 아니다.
그 이유는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뜻이란 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변화를 위한 도전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환경운동가,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 씨의 외롭지만 강렬한 얼음 위의 48번째의 외침.
큰 울림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기획 : 전준상 / 구성 : 신정선 / 내레이션 : 신민지 / 편집 : 이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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