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치러진 '5·18기념식'.."애통한 세월 위로"

【 앵커멘트 】
43주기를 맞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오늘(18일) 빗속에서 치러졌습니다.

'오월 정신, 국민과 함께'를 주제로 열린 올해 기념식에서는 나훈아의 '엄니'와 김원중 씨의 '바위섬'이 불러지는 등 오월 희생자 유족을 위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정의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올해 5·18 기념식은 윤석열 대통령과 '오월의 어머니'들이 민주의문에서 함께 걸어 들어오면서 시작됐습니다.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거듭 어머니들을 언급하며 위로를 건넸습니다.

"엄니 엄니 무등산 꽃 피거든 한아름 망월동에 심어주소. 들리지라우 엄니, 들리지라우 엄니 인자 그만 울지 마시오"

5·18 당시 계엄군의 군홧발에 희생된 시민들을 추모하며, 가수 나훈아 씨가 5월 어머니에게 바쳤던 노래.

심금을 울리는 노랫말 한마디 한마디에, 유족들은 빗줄기와 함께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냈습니다.

고립된 광주를 위로한 노래, '바위섬'이 흘러나오자 기념식장 곳곳에선 울음소리도 터져 나왔습니다.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함께 마무리된 기념식 이후, 윤 대통령은 전영진, 김재영, 정윤식 열사의 묘사를 찾아 참배했습니다.

김재영 열사는 42년간 무명 열사로 묻혀있다가 지난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이 확인된 인물입니다.

한편 이번 기념식은 경찰 병력 3천여 명이 배치돼, 여느 해보다 삼엄한 경비와 경호 속에 치러졌습니다.

5·18묘지로 향하는 길목부터 민주노총 등 7개 단체 100여 명이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고, 민주의 문 앞에선 일부 충돌도 빚어졌습니다. KBC 정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