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오늘(12일) 오후 갑자기 광주 곳곳에서 수돗물 공급이 끊겼습니다.
정수장 밸브가 고장을 일으킨 건데, 단수를 불과 한 시간여 앞두고 고장 사실을 알리면서 대응하지 못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특히 심각한 물 부족 사태로 절수운동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까운 수돗물 수만 톤이 유실돼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경원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광주 남구의 한 중식당입니다.
설거지더미가 쌓여가지만, 물은 나오지 않습니다.
조리를 할 수 없어 저녁 예약을 줄줄이 취소했고, 오는 손님도 돌려보냈습니다.
점심 장사로 정신이 없던 시간에 단수를 예고하는 재난 문자가 오면서, 대비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소효선 / 중식당 운영
- "점심때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문자 온 것 볼 수도 없었고. 하다 보니까 물이 안 나오니까 그때 알게 됐어요."
광산구의 한 미용실은 갑작스런 단수로 조리개를 이용해 손님 머리를 감겨주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 인터뷰 : 이재성 / 미용실 운영
- "쉬는 날로 맞춰가지고 손님들께 다 연락드려서 (예약일을) 바꿔달라고 요청드려서 바꿨죠."
광주 서구와 남구, 광산구 등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덕남정수장의 유출밸브가 고장난 건 오늘 아침 6시쯤.
상수도사업본부는 곧바로 보수에 들어갔지만, 쉽게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물을 흘려보내지 못한 정수지에선 물 수만 톤이 계곡물처럼 쏟아졌고, 정수지에서 물을 공급받는 배수지는 오후 1시쯤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30년 가까이 된 노후 밸브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고장 시 임시로 사용할 보조밸브조차 없었습니다.
시민들에게는 절수를 강조하더니, 정작 부실한 관리로 귀한 식수를 낭비했습니다.
▶ 인터뷰 : 박준열 / 광주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기술부장
- "복구를 했을 때 오픈이 돼야 되는데 노후화되다 보니까 기계적인 결함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당초 2~3시간이면 복구된다던 유출밸브는 결국 고장 12시간이 지나서야 복구가 마무리 됐습니다.
일반 가정과 사업장에서는 오늘 자정쯤 수돗물이 정상 공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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