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포닌의 왕’ 도라지 키우는 놀라운 비법

    작성 : 2023-06-03 10:14:50
    품종 육성 기간 줄이는 신기술 개발
    3~5년으로 단축… 52계통 선발 완료
    농촌진흥청, 개발한 기술 특허 출원
    약용작물 적용, 우수 품종 개발 활용
    ▲ 꽃가루 세포(소포자) 유래 고정계통(순계) 선발과 특성 평가 사진 : 농촌진흥천 

    도라지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기관지와 폐에 생긴 염증을 치료하는 약재로 쓰이며, 나물로도 즐겨 먹는 작물입니다.

    우리나라 약용작물 가운데 재배 면적 3위(750헥타르), 생산액 3위(1,075억 원)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하지만, 품종개발 기간이 오래 걸려 대부분 종자를 수입에 의존하거나 농가에서 직접 종자를 받아(자가 채종) 사용해 왔습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도라지 종자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 도라지 품종 개발 활성화를 위해 품종 육종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라지는 모종을 심고 재배한 뒤, 여러 차례 교배·선발하는 방식으로 품종을 개발합니다.

    이 때문에 한 품종을 만들기까지 7~10년 정도가 걸리고 노동력도 많이 듭니다.

    꽃가루 세포(소포자)를 배양해 염색체 수가 정상 식물체의 절반인 반수체 식물을 만들면 특성이 균일한(순계) 품종을 3~5년 만에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라지의 경우 꽃가루 세포에서 완전한 반수체 식물로 발전하는 비율이 낮아 정작 널리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 도라지 반수체 유도를 위한 꽃가루 세포(소포자) 배양 과정 사진 : 농촌진흥청 
    이에 농촌진흥청은 도라지 반수체 식물 분화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배양 방법과 조건을 연구했습니다.

    연구진은 멸균한 꽃봉오리(꽃이 피기 8~16일 전)에서 어린 수술을 채취해 고체 배지에 올린 후 분화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액체 배지를 첨가했습니다.

    그리고 자라는 데 가장 알맞은 온도인 26도(℃) 정도에서 빛을 차단하고 꽃가루 세포를 배양했습니다.

    액체배지(칼슘, 마그네슘, 구리 등의 성분 포함)는 어린 수술 안에 있는 꽃가루 세포가 배지로 쏟아져 나오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체 배지에 있는 영양분을 흡수하여 꽃가루 세포 하나하나가 완전한 반수체 식물로 재분화됩니다.

    그 결과, 11~20주 정도(일반 교배 6~7년 소요) 만에 반수체 식물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이 방법을 적용하면 도라지 소포자가 반수체 식물로 재분화하는 비율이 24.4~40.6%로 기존(10.0~15.5%)보다 2배 이상 높아짐을 확인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개발한 기술을 특허출원하고, 이 배양 기술로 특성이 고정(순계)된 52계통을 선발했습니다.

    앞으로 이 계통들(순계)을 도라지 우수 품종 육성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특허출원명은 ‘도라지 소포자 유래 반수체 식물체 생산 방법(10-2021-0161554)’.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윤영호 과장은 “약용작물 품종 개발의 성공과 실패는 우수한 고정 계통을 얼마나 빠르고 다양하게 육성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이번 배양 기술을 도라지뿐 아니라 다양한 약용작물에 적용해 우수한 품종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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