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역 유력 건설사의 민간임대아파트가 계약 갱신 기간이 지난 이후 갑자기 보증금을 올려 새로 계약을 맺겠다고 임차인들에게 통보했습니다.
불과 한 달 보름여의 기간을 주면서, 증액된 보증금을 내지 않으면 위약금을 내고 퇴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경원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지난달 광주 북구의 한 민간임대아파트에 붙은 안내문입니다.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겠다며, 세대당 보증금을 865만 원에서 1,090만 원까지 인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임차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계약 갱신 기간이었던 지난해 9~11월, 보증금 인상 요구가 없어 묵시적 계약 갱신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 싱크 : 민간임대아파트 임차인
- "인상한다고 하면 재계약 안 하고 다른 데 알아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재계약 당시에는 인상률 없다(고 한 것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당장 천만원에 이르는 보증금을 마련하기도 막막합니다.
대출 은행들도 이런 사례가 없었던 데다 임대인 측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추가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정경원
- "이미 지난해 가을 전세대출을 연장한 입주민들은 갑작스럽게 인상된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등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임대인인 건설사 측은 법에 근거한 증액 청구라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증액된 보증금을 내지 않으면 계약이 종료되고, 임차인이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압박하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취재가 시작되자 증액분을 내지 않는다고 퇴거를 시킬 순 없다며, 연체금만 부과하겠다고 한 걸음 물러섰습니다.
주택 가격과 전세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오히려 을이 된 상황에서 서민들을 상대하는 민간임대주택 임대인인 건설사가 여전히 갑의 위치에서 배짱을 부리고 있습니다.
KBC 정경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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