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350년의 구례 화엄사 홍매화가 이번 주말 만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재청의 지질 탐사 결과, 이 매화나무의 뿌리는 약 10m 거리에 있는 석탑까지 뻗어있다고 합니다.
긴 세월, 온갖 풍상을 이겨내며 민초들의 애환을 함께해온 화엄매.
조선 숙종 때 각황전을 중건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심었다는데 화엄사 홍보위원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새로 심은 게 아니라 옮겨 심었다는 풍문이 있던데.
▲ 김길태 / 화엄사 홍보위원회
"저도 이제 들은 얘기로 스님들한테 각황전 뒤에 있었답니다. 홍매화가 그 뒤에 있다가 임진왜란 때 각황전이 불이 탔대요. 불이 탔는데 어떤 스님이 저도 들은 얘기지만 홍매화가 저기 뒤에 있다 보니까 이쁘지가 않더라. 그래서 홍매화를 앞으로 옮겼답니다. 그래서 옮기고 나서 재건축을 했대요."
화엄사 홍매화는 다른 매화와는 차별화된 매력이 있습니다.
바로 검은 잉크 한 방울 섞은 것 같은 진한 색깔.
- 화엄매와 홍매화의 다른 점.
"똑같은 종인데도 색깔이 달라요. 홍매화라고 하고 또 흑매라고도 합니다. 앞에 가서 보시면 좀 검은색이 좀 있어요. 그게 부처님의 기도가 아닌가 저는 생각을. 부처님의 기운을 받아서 그런 거 아닌가 생각을 하고요."
문화재청은 화엄사 홍매화의 검붉은 꽃 색깔과 독특한 수형이 학술적·경관적 가치가 있다고 보고 지난 2월, 화엄사 홍매화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습니다.
아름다운 홍매화를 보기 위해 매년 이맘때쯤이면 내로라하는 사진작가들이 이곳으로 몰리는데요.
매화가 피어있는 동안 '사진 콘테스트'도 진행합니다.
벌써 4년째 진행하고 있는 화엄사의 대표적인 행사인데요.
주말엔 오는 23일에 만개가 시작돼 큰 비가 없다면 3월 말까지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출품작은 프로 사진과 휴대전화 사진 두 부문으로, 개인당 촬영한 사진 1개 작품을 화엄사 홈페이지에 응모하면 됩니다.
- 화엄사 홍매화, 직접 보니 어떤지.
▲이혜련 / 경기도 남양주
"매년 화엄사 홍매화 개화 철에 맞춰서 오려고 하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은 없고요. 저희가 좀 서둘러서 온 것 같아요. 완전히 개화한 건 아니지만 굉장히 예쁘네요."
- 화엄사 홍매화, 확실히 다른지.
"색깔에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다른 홍매화들 색깔보다 약간 짙은 끼가 있거든요? 비교할 수 없는 기품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콘테스트 촬영 대상에 포함된 또 하나의 매화. '들매화'는 무엇을 가리키는 걸까?
대웅전 뒤로 돌아 구충암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흰 꽃잎의 단아한 들매화를 볼 수 있습니다.
동물들이 먹고 버린 씨앗에서 싹이 터 이렇게나 자랐다는데, 개량종 매화보다 꽃이 작고 듬성듬성 피지만 들매화의 짙은 향기를 따라올 매화는 없다고 합니다.
"절은 모든 사람을 위한 곳이 돼야 한다"는 주지 덕문스님의 뜻에 따라 홍매화, 들매화 사진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화엄 문화제, 요가대회, 야간 개방까지 사계절에 맞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화엄사.
최근엔 화엄사 자체 브랜드로 콩과 쌀, 식물성 치즈와 소스를 활용한 비건 버거를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덴 다 이유가 있는 법.
올 봄, 가볍게 나들이를 즐기고 싶다면 화엄사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무심코 올린 매화 사진이 우승작이 되는 행운이 여러분에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기획 : 전준상 / 구성 : 김민성 / 내레이션·출연 : 신민지 / 편집 이동은)
#핑거이슈 #화엄사 #홍매화 #들매화 #홍매화사진전 #화엄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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