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 8뉴스, 2015년 10월13일 방송)
"52살 이 모 씨는 지난해 3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자전거도로 가운데 있는 돌로 된 볼라드와 충돌해 넘어져 맨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습니다"
【 앵커멘트 】
차량이 인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시설물을 볼라드라고 합니다.
설치 규정이 마련된 지 벌써 5년이 지났지만 길거리엔 여전히 부적합 볼라드가 인도를 점령하면서 오히려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건 후에서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거리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볼라듭니다.
인도 위에 무질서하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요.
제대로 관리를 안 해 아예 뽑힌 볼라드도 있습니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횡단보도 바로 앞에 설치된 볼라드는 한눈에 봐도 턱없이 낮아 보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던 한 시민은 볼라드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곡예운전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볼라드가 제멋대로 설치되면서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기는 커녕 인도를 차지한 장애물로 전락했습니다.
▶ 인터뷰 : 허일웅 / 북구 임동
- "사람이 지나다니는데 불편해요. 걸어가다가 (볼라드가) 장애물이 될 수 있으니까. (볼라드가) 있는 것이 더 불편하다고. 노인들이 지나가다가 다칠 수도 있고 안전사고도 날 수 있으니까.."
지난 2012년에 정해진 볼라드 설치 기준에 따르면, 높이는 최소 80cm에서 1m 정도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유연한 재질로 만들어야 합니다.
간격도 1.5m 안팎으로 설치해야 되지만,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지난해까지 광주시에 설치된 볼라드 개수는 모두 1만 6천5백여 개.
이 가운데 규정에 적합한 것은 4천 8백여 개에 불과합니다.
10개 중 무려 7개가 규격과 재질이 부적합한 불량 볼라드란 말입니다.
▶ 인터뷰 : 유배홍 / 광주광역시청 도로과
- "2009년 2월부터 표준 디자인을 세우도록 권장했습니다. 이전에 설치한 볼라드에서는 설치 기준이 없어서 규격이나 재질 등이 각각 달라서 부적합 볼라드가 설치돼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광주시가 1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볼라드 정비 작업에 나섰지만, 4백여 개를 교체하는데 그쳤습니다.
▶ 인터뷰 : 오진우 / 남구 주월동
- "자전거를 타다가 앞에 기둥 같은 게 있어서 위험했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시각장애인 같은 분들은 지팡이를 짚으면서 걸어 다니는데 이런 기둥 같은 게 당연히 안 보이니까 부딪치는 경우도 많아 (볼라드가) 상당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볼라드가 시각장애인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실제 거리로 나가봤습니다.
걷는 내내 볼라드에 부딪히고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 수십 차례..!
볼라드 전면엔 점자 블록도 설치돼있지 않아 위험천만한 순간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 인터뷰 : 오병인 / 시각장애인
- "다친 적도 있죠. 특히 무릎 정강이뼈 같은 데 다치면 엄청 아파요. 특히 돌로 된 (볼라드)는 상처가 안 나서 그렇지 고통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파요"
시각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볼라드 전면 30cm에는 점자 블록을 설치해야 되지만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기본적인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전상중 /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 팀장
- "볼라드하고 점자블록하고 두 가지가 서로 융합이 돼서 길을 안전하게 안내해야 되는데 오히려 방해하는 경우가 있어요. 점자블록을 따라가면 안전해야 되는데 다치는 경우가 있죠"
광주시가 볼라드를 정비하기 위해 올해 3억 원의 예산을 별도로 편성했지만, 만여 개가 넘는 부적합 볼라드를 정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금까지 사건 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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