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경복궁 담장 스프레이 낙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함평의 산 정상에서도 일어나 등산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함평의 사회단체는 범인 색출을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함평군은 복원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고익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해발 516미터의 함평군 모악산 정상.
지난해 10월 말 '내고향 함평천지회'가 성금을 모아 설치한 표지석이 온통 파란색 스프레이로 훼손돼 있습니다.
표지석 사방이 '철거'라는 글씨가 쓰여져 섬뜩한 느낌마저 듭니다,
지난 10일 훼손 사실은 확인한 함평천지회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 인터뷰 : 최창호 / 내고향함평천지회 회장
- "(모악산 표지석) 훼손이 두 번째거든요. 1월 1일 날 불갑산이라고 써진 현수막으로 한번 표지석을 감쌌고 이번에는 스프레이로 낙서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부득이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조만간 범인이 잡힐 거라 확신하고요."
사건이 발생한 모악산은 1530년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조선지형도 등에서 그 명칭이 유래됐습니다.
그러나 1914년 일제의 창지개명으로 '불광산'으로 지도에 기입됐고, 1924년엔 '불갑산'으로 기재되면서 지금은 불갑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 인터뷰 : 류중권 / 함평군 주민
- "(공용물을 훼손하는) 이런 일들을 보면서 다시는 이런 일들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모악산이란 이름이 어미 모에요. 어머니의 품 같은 산, 우리는 영광과 함평이 서로 싸우자는 것이 아니고 서로 상생하고 살자.."
때문에 이번 사건이 지난해부터 함평에서 일고 있는 모악산 지명 바로잡기 움직임에 대한 보복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고익수 기자
- "함평군은 이번 사태가 영광군과의 갈등으로 비화할 것으로 우려해 공식 입장을 자제하는 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다만 모악산 표지석을 원상 복구하는데 힘을 보탤 방침입니다.
경복궁 담장에 이어 산 정상 표지석에까지 가해지는 낙서 테러.
모방 범죄냐, 보복 범죄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경찰의 수사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kbc 고익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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