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속철도 건설현장 주변 소 사육농가에서 임신한 소들이 유산하거나 사산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친환경 논에 공급할 우렁이도 성장을 멈췄습니다.
피해 농장주와 시공회사는 보상 문제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익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나주 고막원역에서 무안국제공항을 잇는 호남선 고속철도 2단계 2공구 공사현장.
이곳에서 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장성모 씨의 소 사육농장이 있습니다.
20년간 번식용 암소 만을 키워온 장 씨는 최근 악몽 같은 일을 겪었습니다.
5월 초에 멀쩡하던 소 두 마리가 유산을 하더니 하순엔 두 마리가 또 유산, 두 마리는 사산되고 태어난 송아지 한 마리마저 10일 만에 죽어버렸습니다.
철도공사가 시작된 지 한 달여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 인터뷰 : 장성모 / 소 유산·사산 피해 농장주
- "제가 소를 한 20년 정도 키웠는데 올해 이런 일은 처음 겪었거든요 하도 이상해서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는데 수의사님이 진단하다 보니까 (원인을 알았습니다)"
수의사는 농장을 지나는 공사 차량의 소음과 공사 현장의 진동 등이 원인일 수 있다는 소견을 냈습니다.
▶ 인터뷰 : 김준석 / 수의사
- "소음 데시벨이 낮더라도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소들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면 날뛰고.."
▶ 스탠딩 : 고익수 기자
- "현재 임신한 소는 50여 마리, 농장주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구간 공사 기간이 1년 이상 남아있어 언제든지 같은 피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근 친환경쌀 재배용 우렁이 사육장도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모내기 전에 넣어야할 우렁이가 5월부터 성장을 멈춘 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시공회사 측은 공사 손해 보험사를 통해 객관적 피해를 입증해 협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싱크 : 동부건설 현장 관리담당
- "객관적으로 피해 부분을 입증하려고, 저희들이 임의로 할 수 없어서, 보험사에 의뢰했습니다. 공사 보험입니다."
피해는 발생했지만 보상 문제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공사 현장은 피해 농장 마을 쪽으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KBC 고익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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