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정부 강제징용해법 ‘일본안’ 보다 못해”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윤석열 정부의 한일강제징용 해법안과 관련, "일본이 제시한 안보다 못한 것을 갖고 가서 결단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전 수석은 오늘(3일) 아침 KBS 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에 빠진 한·일 관계를 방치할 수 없었다'고 한 발언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습니다.

최 전 수석은 "2019년 7월에 일본이 반도체 규제를 발표했는데 민주당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규정하고 내가 당내 특위위원장을 맡았었다"면서 "반도체 규제는 일본이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는 것이고 이것은 양보할 수 없는 싸움으로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반도체 규제를 발표만 해놓고 실행을 못했고 일본 수출규제 이후 한국기업이 (피해를)당한 것은 없다"면서 "그런데 윤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어 "일본과는 역사적 문제, 독도 영토주권 문제, 강제징용 개인 청구권. 후쿠시마 원전 수산물 식량주권문제 등 역사, 산업, 미래, 안보, 국민기본권 등 한일 관계의 모든 문제를 지키면서 그런 것을 해야 된다"면서 "본인의 생각, 선호도를 갖고 나머지 문제를 등한시했기 때문에 이런 말로써 대통령 책무를 피해 가거나 다루지 못한 것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금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과 정무수석 당시 협상안과 비교해 어떻냐는 질문에 최 전 수석은 "한마디로 우리가 거절했고 일본이 제안한 안이 '금'이라면 지금 윤대통령의 해법은 구리, '동'도 안 된다"고 평가하고 "일본이 하자고 했던 제안이 훨씬 더 나을 정도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어서 최 전 수석은 "양 정부 간에 전권 핫라인이 가동돼 전권 라인에서 합의했으나 1차 합의와 2차 합의를 아베가 걷어찼고, 일본이 세 번째 협상안을 가져왔으나 우리가 반대했다"며 "1, 2, 3안 다 일본의 사과를 전제로 했었고 일본의 1, 2안은 윤 대통령 안과 비교도 안될 뿐 아니라 3차 제시안도 지금 안 보다 열 배는 낫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 전 수석은 "강제징용문제를 포함해서 양국 간 문제 어디까지 어떻게 했는지 기록물 혹은 인수과정에서 확인했으면 이렇게 할 수가 없다"면서 "일본이 제시한 안보다 못한 것을 갖고 가서 결단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앞두고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한 것과 관련해 최 전 수석은 "윤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에 비서관을 교체했고 이번에 안보실장 교체하더니 지난번에 스위스와 아랍에미레이트 방문 전 부대변인을 교체했다"면서 "통상 교체할 필요가 있어도 목전에 순방외교, 정상외교가 있는데 교체하는 것은 참 기이한 현상이고 정상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대통령실 내의 김건희 여사에 줄을 선 행정관들과의 알력다툼 설 때문이란 지적에 대해 최 전 수석은 "(그런 설을) 지금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김건희 여사의 권력적 정치적 지위는 윤 대통령과 공동정권이라 할 정도로 굉장히 높다고 다들 얘기하고 심지어는 윤 대통령 위에 김건희 여사란 얘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영부인도 정부의 공식적인 국정운영 시스템에서 벗어난 존재다"라면서 "영부인으로서의 역할은 있으나 국정운영 공식 시스템은 아닌 만큼 이게 오버되면 국정농단이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