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베네수엘라 대선을 둘러싼 부정·불공정 선거 정황이 지속해서 쏟아지는 가운데 주민들의 분노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9일 베네수엘라 일간 엘나시오날, 영국 BBC방송 스페인판(BBC문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을 종합하면 전날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소에 몰린 유권자들을 고의로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유권자 신분 확인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투표소 입장 인원을 극소수로 제한했다는 주장입니다.
일부 투표소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습니다.
선관위는 마두로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3선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개표 기기에서 집계 결과지를 출력하지 않은 채 수기 또는 구두로 득표수를 기록하는 경우도 보고됐다고 야권은 밝혔습니다.
중도보수 성향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4) 후보 측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아침까지 개표 결과의 40%에 해당하는 데이터만 확보할 수 있었다"며 선관위의 '깜깜이 개표'와 선거 부정 의혹을 재차 제기했습니다.
민주야권 측은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동원한 여당의 유권자 실어 나르기, 무료 먹거리 제공, 투표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명목하의 대리 기표 등 의혹도 이어졌다고 서방 언론들은 지적했습니다.
주민들은 마두로 당선을 발표한 이날 밤과 새벽에 이어 아침에도 집 안팎에서 냄비를 시끄럽게 두드리는 중남미 특유의 '카세롤라소'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성난 시민 수천여명이 거리로 나와 '마두로 당선' 결과 발표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국제사회의 비판과 우려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비롯한 우파 성향 중남미 9개국 정부는 미주기구(OAS)에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 결과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기 위한 긴급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이날 선관위에서 당선증을 받은 마두로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일부 야당 무리가 쿠데타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합법적 프로세스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라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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