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50여 마리 떼죽음..호주 해변에 무슨 일이?

호주 남서부 해안가에서 90여 마리의 돌고래 떼가 해변으로 올라왔다가 무더기로 죽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26일(현지시각)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웨스트오스트레일리아(WA)주 퍼스에서 남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체인스 해변 근처에 참돌고래 무리가 나타났습니다.

90여 마리 규모의 돌고래 무리는 점점 해변 가까이 떠내려오다가 결국 해변까지 올라왔습니다.

WA주 야생동물 관리국 직원들은 밤새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돌고래를 구하기 위한 작업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돌고래 51마리가 죽은 것으로 파악됐고, 나머지 돌고래들을 구하기 위한 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WA주 야생동물 관리국 대변인은 "현재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안전을 지키면서 돌고래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자원봉사를 지원하고 있지만 인력은 충분하다"며 원활한 작업을 위해 사람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호주·뉴질랜드 이남 심해는 아열대 해양과 남극해가 만나는 지역으로 해양 생물이 풍부해 많은 돌고래가 대규모 군락을 형성해 살아갑니다.

그렇다 보니 호주와 뉴질랜드 해변에선 돌고래들이 집단 좌초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돌고래들이 먹이를 쫓아 해변 근처까지 너무 깊숙이 접근하다 모래톱에 걸리면서 집단 좌초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섬 해변에 둥근머리돌고래 230마리가 좌초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뉴질랜드 채텀제도에서 250마리가 넘는 돌고래가 집단 폐사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변화로 먹이를 찾는 돌고래들이 해안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가 늘면서 집단 좌초의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