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용수와 식수가 초비상입니다.
출하를 앞둔 배추와 마늘 등 겨울 밭작물의 생육이 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지난주 내린 비는 찔끔 수준에 그쳐 섬마을 식수난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동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출하를 앞둔 해남의 배추밭.
탐스럽게 자란 배춧잎을 묶어 시장에 출하될 시기지만, 농민의 얼굴은 어둡습니다.
한창 자랄 가을 생육기에 가뭄으로 수분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잎마름병이 곳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잎끝이 누렇게 변하고 썩어 들어가는 피해가 속출하면서 생산량은 늘었지만 품질이 떨어져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오관용 / 해남 배추농가
- "이것은 출하도 못하고 판매도 할 수 없어서 말 그대로 다 갈아엎어야 하니까 생산비 하나도 건지지 못하는 큰 피해가 있는 거지요."
파종을 마치고 생육이 한창인 마늘밭도 심각합니다.
이맘때면 곧게 뻗은 잎이 생기로 가득해야 하지만 힘없이 쳐졌고, 그나마도 밭 곳곳이 빈 땅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동근
- "보시는 것처럼 마늘밭이 곳곳이 비어 있습니다. 씨마늘 파종 이후 생육기에 물공급을 충분히 받아야 하는데 가뭄 때문에 아예 순이 올라오지 못한 겁니다."
가뭄으로 아예 싹을 틔우지 못하거나 성장이 더뎌서 내년 봄 수확이 벌써 걱정입니다.
그나마 비가 오면 다행인데 겨우내 가뭄이 지속될 경우 한해 농사를 망칠 처지에 놓였습니다.
지자체도 나서서 저수지와 지하수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비소식이 간절할 따름입니다.
▶ 인터뷰 : 이병석 / 해남군 원예특작팀장
- "앞으로 이 상황이 지속이 된다면 내년 3월 본격적인 생육이 시작되는 시기까지 이어진다면 그때는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섬지역 식수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전남 동부권은 100mm 이상, 서부권과 남해안의 70mm 안팎에 비가 내렸지만, 해갈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저수율이 고작 1% 늘거나, 더 떨어지고 있어 완도의 경우 제한급수를 더 확대해야 할 처지입니다.
이런 가운데 올 겨울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해갈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KBC 이동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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