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폭염 속 에어컨 이용이 늘면서, 실외기 과열로 인한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공동주택에서는 에어컨 실외기를 실내에 설치해야 하는데, 규정이 허술해 오히려 화재 위험이 높아졌습니다.
구영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집 안에 까맣게 탄 에어컨 실외기와 생활용품들이 나뒹굽니다.
실내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과열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겁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렇게 최근 5년간 발생한 에어컨 관련 화재는 1,100여 건.
불은 대부분 실내에 있던 에어컨 실외기에서 시작됐습니다.
에어컨 실외기가 실내에 설치돼 있는 오피스텔을 들여다봤습니다.
▶ 스탠딩 : 구영슬
- "에어컨을 켜서 실내에 있는 실외기를 작동시켜 봤습니다. 30분이 지난 뒤 실외기 온도를 측정해봤는데요. 이렇게 무려 50도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풍이 잘 되는 실외에 비해 온도가 쉽게 올라 화재위험이 높은 겁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공동주택에서는 미관상 문제와 낙하 위험 등을 줄이기 위해 에어컨 실외기를 실내에 설치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실외기 과열로 인한 화재위험이 높다는 겁니다.
국토부에서 실외기 설치 공간에 대한 세부기준을 내놓았지만, 정작 열기가 빠져나갈 환기나 통풍창의 크기 등에 관한 규정은 없습니다.
게다가 에어컨 실외기는 소방 설비가 아니기 때문에 소방법에도 실외기 설치나 관리에 대한 기준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이재규 / 광주 서부소방서
- "(실외기실 같은 경우) 장소가 비교적 협소하며, 세탁기, 빨랫감, 일상용품 등이 적재돼 있는 경우가 많아 실외기에서 발생하는 열이 쉽게 축적되고 먼지가 쌓이게 됩니다. (이로 인해) 화재가 삽시간에 확대될 수 있습니다."
미관상 이유로 건물 안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C 구영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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