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돈을 빌려 주택이나 주식 등 자산을 사들이는 '레버리지(차입) 투자'의 불씨가 살아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에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 규제 시행에 앞서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선수요도 겹쳐 다음 달까지 가계대출 증가세는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5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5조9,827억원으로, 4월 말(743조848억원)보다 2조8,979억원 많습니다.
증가 속도가 월말까지 그대로 유지된다면, 이달 전체 증가액은 약 5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증가 폭이 지난달(+4조5,337억원)보다 1조3천억원가량 뛰어 2024년 8월(+9조6,259억원) 이후 최대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8월까지 치솟았다가 9월 이후 금리 인상과 당국·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꾸준히 줄었고, 결국 올해 1월에는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4,762억원 뒷걸음쳤습니다.
하지만 연초 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등으로 2월(+3조931억원) 반등한 뒤 3월(+1조7,992억원)과 4월(+4조5,337억원) 계속 늘었고 5월까지 증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가계대출을 종류별로 나눠 보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91조1,678억원으로 4월 말보다 1조7,378억원 불었습니다.
신용대출(잔액 103조5,870억원)도 보름 새 1조939억원 늘어 4월 전체 증가액(8,868억원)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은행권은 최근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장 근본적 원인으로 금리 하락을 꼽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작년 11월과 올해 2월 0.25%포인트(p)씩 두 차례 인하됐고, 시장금리도 떨어지면서 대출자의 금리 부담이 많이 줄었다는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의 16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금융채 1년·신용 1등급·3.57∼4.57%)는 하단 금리 기준으로 2021년 10월 말(3.47∼4.47%) 이후 무려 약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코픽스·6개월 주기·4.05∼5.45%)와 고정금리(금융채 5년·3.48∼4.88%)도 각 지난해 6월 말(3.74∼5.14%), 7월 말(3.34∼4.74%) 이후 약 11개월, 10개월 내 최저 기록입니다.
여기에 지난 2월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규제 완화까지 더해져 2∼3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통한 주택 거래가 급증했고, 그 여파가 시차를 두고 계속 가계대출 취급 실적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한은 관계자도 "특히 3월 주택 거래가 많았는데, 2∼3개월 뒤 가계대출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4월보다) 5월 가계대출에 더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낮아진 금리에 미국 관세정책 관련 불안으로 국내외 주가까지 추락하자 '빚투'(대출로 투자)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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