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일본, 미국 쇠퇴 틈타 동아시아 패권 노려”

    작성 : 2023-06-01 10:47:37
    “북, 정찰위성 발사 실패 만회 위해 곧 추가발사 예상”
    “일, 납치문제 연결고리로 북에 고위급 회담 제안”
    “한국, 한미일 동맹에 갇혀 고립 자초할 수도”
    “북한 최악 경제난…인도적 차원서 식량지원 해야”
    ▲북한, '실패한' 위성 발사 장면 공개 사진 : 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달 11일 직후에 추가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일본이 납치 문제 해결을 명분으로 북한에게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것은 미국이 쇠퇴할 때, 또 다시 동아시아 패권 국가로 군림하려는 사전 포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만일 한국이 한미일동맹 강화만을 고집할 경우 북한과의 관계에서 소외될 수 있으며,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라도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오늘(1일)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의 위성발사 배경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움직임을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정 전 장관은 먼저 “북한이 예상보다 서둘러 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은 한국이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한 것에 강한 경쟁심을 느끼면서 조바심이 난 탓이 아닌가”라며 “지금 남북 간에 우주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발사 실패에 자존심이 상한 김정은이 과학자들에게 불호령을 내렸을 것이고, 과학자들은 아마 밤을 새워서라도 김정은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 최대한 실패 원인 규명에 노력을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6월 11일 조금 지나서라도 추가 발사를 할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서두른 배경에는 동아시아의 정세도 영향을 미친 건 아닐까라는 전망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북한이 발사 전에 IMO(국제해사기구)에 잔해가 어느 지점에 떨어질 것 같으니까 배가 지나가지 않도록 조심해달라고 통지한 것과 그리고 발사할 때도 15초 전에 일본한테는 사전에 통보한 것으로 보아 북일 간 물밑 대화의 속도를 붙이기 위한 계산된 행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피력했습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북한이 빨리 북일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고위급 회담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경제난 때문이라고 본다”면서, “3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국경이 막혀 있어 먹을 거 입을 것이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아무것도 못 들어왔고, 2006년부터 시작된 유엔 대북 제재로 인해 물자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데다 올해는 중국에서 비료가 들어오지 못하는 바람에 모내기 하는데 굉장히 고생을 하고 있다”고 북한의 심각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또한 “일본과 과거사 배상 문제를 2009년에 논의를 하다가 진도를 못 봤지만, 이번에 다시 만나면 꼭 매듭짓겠다는 계산이 있을 거고 그러면 큰 목돈이 들어오는 것을 북한은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 전 장관은 또 추가적으로 “북한이 일본을 쏙 빼내가지고 회담을 한다면, 한일 간에 불화가 생길 것이고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압박용으로 구축해 놓은 한미일 동맹에 균열이 발생한다”며, “북한은 그런 노림수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기시다 총리 사진 : 연합뉴스

    일본이 북일 대화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서, 정 장관은 “미국은 현재 쇠퇴해 가는 국가이고 중국은 떠오르는 국가로서 언젠가는 뒤집어지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 일본은 미국의 힘이 더 빠지면 동아시아의 주인이 돼서 중국과 일대일로 맞서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전 장관은 “일본은 미국 말을 아주 잘 듣는 것 같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앞장설게 하는 그런 심사가 좀 있고, 이번에 북한이 그걸 이용해서 경제난을 해결하고 동시에 한미일 3각 동맹의 균열을 가져오면 일본과 북한으로서는 남는 장사가 아니냐”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정 전 장관은 “한국이 너무 한미일 협력에 매몰돼 있는데 지금 여기서 발을 어떻게 빼느냐 하는 것을 고민해야 될 시점”이라고 언급한 뒤, “우리가 북한 핑계 대고 한미일 협력 강화했던 것을 미국, 일본이 지금 이상하게 지금 써먹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도 북한과 어떤 접점을 만들기 위한 물밑 접촉을 대화를 해야 되는데, 지금 북한이 남쪽 당국을 상대해 줄지 미지수이다, 자칫 외톨이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정 전 장관은 “이럴 때 북한의 식량 문제가 지금 심각할 것 같은데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명분으로 해서 식량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어떤 메시지를 띄우는 식으로 해서 북한과 대화의 접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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