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만에 성사된 호랑이와 사자의 한국시리즈 첫 경기에서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나왔습니다.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은 KIA가 삼성에 0대 1로 끌려가던 6회초 폭우로 경기가 중단됐습니다.
심판진은 40여분 동안 상황을 지켜본 결과 비가 그치지 않자, 서스펜디드 게임(Suspended Game)을 선언했습니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서스펜디드게임이 선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중단된 경기는 오는 22일 오후 4시 삼성의 6회초 무사 1·2루 공격 상황부터 재개됩니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1차전 종료 이후 1시간 뒤에 시작됩니다.
이날 1차전은 경기 전부터 시작된 비로 1시간가량 늦게 개시됐습니다.
KIA는 제임스 네일을, 삼성은 원태인을 선발로 내세워 5회말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습니다.
부상 이후 약 2개월만에 선발 등판한 네일은 1회 첫 타자 김지찬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강민호에게 2루타를 맞아 2사 2, 3루에 몰렸지만, 삼진을 더해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원태인은 2회말 2사 후 김선빈에게 3루타를 맞았으나, 이어 타석에 들어선 최원준을 뜬공으로 솎아냈습니다.
KIA와 삼성은 이어진 이닝에서도 여러 번 기회를 잡았지만 점수로 잇진 못했습니다.
0대 0의 균형이 깨진 건 6회초였습니다.
삼성 선두타자로 나선 김헌곤이 네일의 5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 쳐 솔로홈런을 날렸습니다.
네일은 이후 디아즈마저 볼넷으로 내보낸 뒤 장현식과 교체됐습니다.
하지만 장현식도 강민호를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1, 2루를 만들었습니다.
삼성이 추가 득점 기회를 잡은 상황에서 빗줄기가 더욱 굵어지자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 사태에 대해 박진만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박 감독은 "시작부터 걱정되긴 했다. 선발 투수를 쓰고 경기가 중단되는 경우를 걱정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며 "원태인이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고 투구 수도 적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거듭 씁쓸해 했습니다.
반면 이범호 감독은 팀으로선 다행스러운 결과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다소 긴장하고 흥분한 모습을 보였는데, 내일은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 좋은 경기 감각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2차전을 한다는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1차전 남은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며 "잘 준비해서 내일 좋은 결과를 끌어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KS 2차전 선발은 KIA는 예정대로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삼성은 삼성은 서스펜디드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를 선발로 낼 예정입니다.
왼손 이승현과 우완 황동재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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