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60대 노동자가 작업 도중 추락해 숨졌습니다.
최근 여수와 광양산단에서 유독 가스 유출과 화재, 추락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올해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현장의 노동자들을 과연 지켜주고 있는 걸까요?
이계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일본 기업인 여수산단의 스미토코세이카 폴리머스코리아 공장입니다.
숨진 노동자의 안전모가 공장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이곳에서 작업을 하던 68살 박 모 씨가 추락한 시각은 오전 9시 15분쯤.
▶ 스탠딩 : 이계혁
숨진 박 씨는 저기 보이는 20m 높이에서 난간 교체 작업을 하다가 추락했습니다.
박 씨가 작업 도중 다른 곳에 있는 공구를 가지러 가기 위해 안전줄을 풀었고 이후 알 수 없는 이유로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현장에는 3명이 함께 작업 중이었는데, 추락을 막아줄 철제 난간은 정비 작업을 위해 해체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락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 그물도 중간에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 싱크 : 전국현/여수 플랜트노조 노동안전1국장
- "추락 방지막이라든지, 안전 난간대를 해체하고 난 다음에 로프 3줄만 쳤어도 추락을 방지할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최근 여수와 광양국가산단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CG. 지난 22일과 지난달 31일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솔루션 TDI에서 유독 가스가 누출되는 등 지난 한 달 사이 가스 누출과 화재, 추락사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특별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에서 안전을 강화하는 조치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시행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관식 / 민주노총 여수지부장
- "정부가 바뀌고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리고 실제로 고용노동부라든가 수사기관에서 중처법의 적용을 머뭇거리는 걸로 보입니다"
'위험의 외주화'·'안전불감증'·'인재',
지난 수 십 년 동안 우리 산업현장의 병폐로 지적됐던 이 단어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현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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