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아픔을 판화로 새긴 세 작가의 전시가 열렸습니다.
서로를 부둥켜안은 여성들의 눈은 사방을 경계합니다.
그 품속 아래 작은 아이가 떨고 있습니다.
음각으로 파내 또렷해진 명암은 전쟁의 두려움을 선명하게 전달하는데요.
‘케테 콜비츠’ 작가의 전쟁을 겪은 여성들을 그린 목판화 작품입니다.
몸을 쭉 뻗은 채 가슴 위에 놓인 아이를 놓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 <과부>.
간결한 표현과 흑백의 강렬함이 전쟁을 겪은 어머니의 모성애를 잘 드러냅니다.
아빠에게 안긴 아기는 엄마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물과 기름의 반발력을 이용해 그려낸 석판화 작품인데요.
행복한 미소를 짓는 가족의 모습에선 따뜻한 분위기가 풍깁니다.
그림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
광주의 오월을 생각나게 하는 글자들이 눈에 띕니다.
이 그림은 일본인 ‘도미야마 다에코’ 작가가 판화로 제작한 작품인데요.
한국 여행을 하며 한국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게 돼, 광주민주화운동의 참혹함을 판화 연작으로 제작했습니다.
쓰러져 있는 사람을 안고 눈물을 흘리는 여성의 모습은 피에타를 떠올리게 합니다.
붉은색 배경이 인상적인데요.
실크스크린 기법의 판화로 색상이 강렬하게 표현돼 당시의 비극을 더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 인터뷰 : 오명봉 / 광주광역시 신창동
- "제가 여기 와서 보면서 현대에 평화에서 과거에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
험상궂게 보이는 도깨비들을 춤을 추고 씨름을 하는 사람들로 표현된 판화 작품 <도깨비>.
공포의 대상이 아닌 민중들의 삶의 모습으로 굵고 간결하게 파낸 선이 인상적입니다.
역동적인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 <북춤>도 눈에 띄는데요.
1980년대 일종의 투쟁적 선전 매체로 활용되었던 민중 판화작품과는 달리 민족의 한과 신명을 잘 표현한 ‘오윤’ 작가의 작품들입니다.
▶ 인터뷰 : 임종명 / 학예연구사
- "좀 더 깊게 생각한다면 왜 그 당시에 세 명의 작가들은 판화라는 매체를 이용해서 현실에 대해서 발언하고 전쟁의 참상에 대해서 알리고 또 오월의 참상에 대해서 알렸는지 그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보시면 좋겠습니다. "
전쟁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판화작품들을 담은 이번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8월 12일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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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 만한 공연*전시 소식입니다.
김평준 작가의 드로잉 초대전 <파랑새가 떠나간 자리>가 은암미술관에서 열립니다.
드로잉 속에 녹아 있는 화려한 색채와 수묵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진행됩니다.
<한국을 사랑한 독일인, 베르너 삿세> 전이 오는 24일까지 하정웅 미술관에서 열립니다.
국내외 디아스포라 작가를 소개하는 기획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작품 60여 점과 작가의 생애와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아카이브 자료가 함께 선보여집니다.
짜릿한 공포와 웃음이 함께하는 코믹 반전 공포 스릴러극 <스위치>는 충장아트홀에서 7월 8일까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행복한 문화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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