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라이프] 소설 '태백산맥' 속으로

    작성 : 2018-02-21 06:23:36

    【 앵커멘트 】
    여수·순천 사건을 시작으로 우리 민족이 겪었던 아픈 과거를 다룬 소설이 있습니다.

    바로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인데요.

    이 소설을 더욱 진하게 느껴볼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합니다.

    함께 보시죠.

    【 기자 】
    4년의 준비, 6년의 집필.

    조정래 작가가 소설 <태백산맥>을 쓰기 위한 세월이었습니다.

    그 세월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입니다.

    손으로 쓴 16,500매의 원고가 하나의 탑을 이뤘습니다.

    10권의 대하소설인 <태백산맥>, 그 역량이 느껴지는데요.

    소설 속 주요 인물들의 구수한 사투리 대사를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아득하기만 한 역사가 조금은 더 가깝게 느껴질 것 같네요.

    ▶ 인터뷰 : 정선아 / 해남군 해남읍
    - "책으로만 봤을 땐 소설 한 권의 이야기였는데 여기서 보니까 그 책을 발간하면서 그리고 발간한 후에 얽혀있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소설 <태백산맥>이 1948년 늦가을, 벌교 포구를 배경으로 시작하듯이 벌교 곳곳엔 소설 속 실제 배경들이 보존돼 있습니다.

    방 셋에 부엌 하나의 구조로 된 기와집.

    정참봉의 손자 정하섭과 무당 월녀의 딸 소화가 애틋한 사랑을 시작하는 곳, 소화의 집입니다.

    현부자네 집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바깥 대문채가 2층 누각으로 된 독특한 구조인데요.

    누각의 용도는 소작인들을 감시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만큼, 마루는 우리나라 전통방식, 천장은 일본식으로 이뤄진 독특한 양식입니다.

    소설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볼까요?

    <태백산맥> 속 '남도여관'이란 이름으로 더욱 친숙한 '보성여관'

    <태백산맥>에서 토벌대장 임만수와 대원들이 머물렀던 여관입니다.

    삐걱거리는 마루와 일본 전통 다다미방은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이곳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소설 속 인물이 된 듯하기도 합니다.

    1층으로 내려가면 여행객들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카페도 마련돼 있는데요.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소품들 사이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면, 어른들에겐 아련한 추억의 공간이, 젊은이들에겐 신선한 공간이 되는 것 같네요.

    ▶ 인터뷰 : 남윤수 / 보성군 벌교읍
    - "막연하게 책으로 봤을 때는 그저 그런 배경지였다면 벌교 와서 이런 보성여관이나 다른 배경지들을 둘러보니까 소설 속에 있었던 주인공들이 있을 것만 같고"

    조정래 작가는 '정독 중 정독은 필사'라고 말했습니다.

    작가의 말을 따라 어둡고 조그마한 방에서 <태백산맥>을 필사해보기도 하는데요.

    한 글자, 한 글자, 소설을 따라 적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소설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가는 듯 합니다.

    ▶ 인터뷰 : 백창제 / 순천시 서면
    - "저희 고향 주변에서 발생한 여순사건인데 평소에 잊고 살았는데 다시 한번 여기에 와서 역사적인 사건들을 보니까 감회가 새롭고"

    한편에 마련된 전시를 통해선 보성여관의 역사와 태백산맥 문학길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도 있습니다.

    이곳의 정취를 더욱 느끼고 싶다면 숙박도 가능한데요.

    얼마 남지 않은 겨울, 이곳에 머물며 <태백산맥> 속으로 들어가 따뜻한 추억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Week&life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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