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미키 17' 북미 박스오피스 1위..흑자는 글쎄

    작성 : 2025-03-10 08:25:01
    ▲ 영화 '미키 17' 촬영장에서 봉준호 감독이 배우들과 소통하는 모습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한국 감독으로는 처음 이룬 기록입니다.

    다만 개봉 첫 주 흥행 수입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상당한 액수가 투입된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봉 감독의 '미키 17'은 지난 7일 개봉해 주말 사흘간 북미 3,807개 상영관에서 1,910만 달러(약 276억, 9,000만 원)의 티켓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북미 외 지역에서는 3,420만 달러를 벌어들여 전 세계 흥행 수입은 5,330만 달러(약 772억 7,000만 원)를 기록했습니다.

    북미 외 국가 중에는 한국(첫 주 900만 달러)에서 거둔 수입이 가장 컸고, 프랑스(290만 달러)와 영국(270만 달러)에서 성적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앞서 업계에서는 이 영화의 개봉 첫 주 북미 수입을 최대 2,000만 달러가량으로 예상했습니다.

    할리우드 매체들은 이 영화의 흥행 성적이 예상치에 못 미치는 데다 투자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가 투입한 제작비 1억 1,800만 달러(약 1,710억 8,000만 원)를 회수하기에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버라이어티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마케팅에 8,000만 달러(약 1,160억 원)를 추가로 지출한 '미키 17'이 극장 개봉 기간 흑자를 내려면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7,500만∼3억 달러(약 3,987억∼4,349억 원)의 수익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데드라인은 "안타깝게도 이 오리지널 SF 영화의 수익은 워너브러더스가 예상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워너브러더스에) 슬픈 주말이 됐다"고 짚었습니다.

    ▲ 지난달 15일 베를린국제영화제 참석한 배우 로버트 패틴슨과 봉준호 감독 [연합뉴스]

    '미키 17'은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현장 관객 대상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인 'B' 등급을 받았습니다.

    시네마스코어의 영화 등급은 A∼F 중 매겨지는데, 주요 흥행작들은 대부분 A 등급을 받아왔습니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이날 오후 평론가 점수 79%(100% 만점 기준), 일반 관객 점수 73%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봉 감독의 전작 '기생충'은 평론가 점수 99%, 관객 점수 95%를 받았었습니다.

    '미키 17'에 북미 관객들이 매긴 점수는 봉 감독의 다른 전작 '살인의 추억'(92%), '마더'(89%)보다도 낮고, '설국열차'(72%)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워너브러더스의 글로벌 배급 담당 제프 골드스틴 사장은 "(전 세계 수입) 5천300만 달러로 시작한 것은 좋은 숫자"라면서도 "비용과 비교할 때는 더 도전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맥스 등) 프리미엄 포맷에서의 강점이 입소문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아이맥스와 돌비 등 프리미엄 대형 상영관이 북미 티켓 판매의 47%를 차지한 것을 강조한 언급입니다.

    ▲ 영화 '미키 17'의 한 장면 [연합뉴스]

    골드스틴 사장은 "관객의 47%가 이 영화를 프리미엄 포맷으로 관람했는데, 이것은 이 영화에 대한 영화 팬들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봉 감독은 드니 빌뇌브, 쿠엔틴 타란티노, 크리스토퍼 놀런과 함께 팬들이 정말로 영화를 보러 가게 하는 몇 안 되는 유명 감독 중 한 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AP통신은 앞으로 몇 주간 '미키 17'에 대적할 큰 경쟁작이 없어 스튜디오 측이 "장기적인 게임"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주말 북미 극장가에서는 경쟁작이었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개봉한 지 거의 한 달이 지난 데다 대형 배급사가 개봉한 신작은 '미키 17'이 유일했습니다.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미키 17'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고, 이어 '라스트 브레스', '더 몽키', '패딩턴: 페루에 가다!'(원제 Paddington in Peru)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2020년 아카데미(오스카상)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이후 5년 만에 개봉하는 신작이어서 할리우드에서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기생충'은 2020년 2월 아카데미 수상 직후 북미 극장가에서 흥행 순위를 역주행하며 외국어 영화라는 한계를 딛고 일간 박스오피스 순위 4위까지 오른 바 있습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