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고전 다이제스트] 심청이 살아생전에 도인을 만났다면?
오늘은 우리의 대표적인 고전문학 중 하나인 심청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심청전은 전설로 알려져 있지만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지난 2000년 전남 곡성군 오산면에 있는 '관음사의 사적기(사찰의 역사를 기록한 책)'를 근거로 심청이 전남 곡성 출신의 실존인물이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효충정신과 불교사상이 들어있는 심청전을 둘러싸고 여전히 많은 논쟁과 해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심청이 바닷물에 뛰어든 일이 과연 잘한 일인가?'
'심청은 공양미 3백 석에 팔려가면서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지 않았나?'
'심봉사가 자신을 위해 딸에게 과도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초·중학교 교실에선 심청의 행동을 놓고 많은 토론이 이어지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지식은 심청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우리 시대의 도인(道人)으로 존경받고 있는 김원수 백성욱박사 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의 법문을 살펴보겠습니다.
△ 심청이 살아생전 도인(道人)을 만났다면?
우리는 '심청'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잘 압니다.
심청은 도인(道人)을 만난 게 아니라 화주승(化主僧·집집마다 다니면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시물을 얻어 절의 양식을 대는 승려)을 만났어요.
화주승(化主僧), 일반 승려들, 즉 도인(道人)이 아닌 사람은 물건 또는 목숨의 보시(布施·널리 베푼다)로 말미암아 금생에 복을 짓고 해탈은 내생에 하는 방법을 대개 제시합니다.
이게 방등부(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원인 지은 결과라는 부처님 말씀을 기록한 것)의 법문입니다.
그런데 도인(道人)을 만났다면 도인(道人)은 금생에 밝아지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즉, 금생에 물건을 보시하는 것이 아니라 아상을 죽입니다.
아상을 죽임으로써 금생에 성불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 바로 금생에 도통하게끔 하는 것이 반야부의 가르침입니다.
그것이 밝은이 가르침의 특성입니다.
"공양미 삼백석을 바쳐라!" 절대 이렇게 제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너는 아버지한테 목숨을 빼앗은 죄가 있다. 그러기 때문에 그 집의 딸로 태어나면서 그이를 어쩔 수 없이 봉양하는 비참한 팔자에 처하게 되었다. 죄가 착각이고 본래 없음을 아는 금강경식 참회를 해라."
즉 자기 죄지은 것이 없어지고 참회가 진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그 순간 자기의 행복을 얻었고 아버지의 행복을 얻는 방법도 알게 되었고, 그것이 결국 아버지의 지혜의 눈을 뜨게 했고, 지혜의 눈을 뜨게 했을 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밝음도 얻게 했다고 해석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심청의 길을 걷지 말고 금생에 밝아지는 길을 택해야 합니다.
※ 김원수 백성욱박사교육문화재단 이사장 법문 중에서(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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