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3파전' 우주발사체 조립장 부지 선정 연기

한국형 우주발사체 단(段)조립장(우주발사체 생산시설) 입지 선정이 연기되면서 유치에 나선 전남과 경남 지자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30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월 말 발표할 예정이던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후보지 선정이 유치를 희망하는 고흥군·순천시·창원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심사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4월로 연기됐습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초 전문용역기관을 통해 입지 선정에 필요한 평가항목을 확정하고 전문가 3인으로 평가단 구성을 마쳤습니다.

지난 3일에는 단조립장 유치를 신청한 고흥군·순천시·창원시로부터 평가 자료를 각각 제출받아 본격적인 입지 선정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조립장은 향후 한화방산의 국방 위성 발사체 시설 조성까지 염두하고 입지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해, 올해부터 항공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3차 발사를 시작으로 오는 2027년까지 4차례에 걸쳐 누리호를 발사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두 차례 쏘아 올린 누리호는 경남 사천에 소재한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단조립장에서 조립·제작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음에 따라 새로운 단조립장을 조성해야 합니다.

입지 선정 발표가 연기되자 지자체들은 상황 파악에 분주해졌습니다.

가장 먼저 유치 전에 뛰어든 고흥군은 우주발사체 발사장을 갖추고 있고, 지난해 12월 국가 우주산업클러스터로 지정된데 이어 최근에는 정부의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계획'에도 포함됐습니다.

2030년까지 국비 3,500억 원을 투입해 민간발사장, 연소시험장, 조립동 등을 구축할 계획이며, 발사체 단조립장 제안 부지는 발사장 바로 인접 부지여서 신속·안전하게 발사체를 운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순천시는 발사체를 해상으로 고흥까지 운반할 수 있는 율촌항이 있는 율촌1산단을 후보지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저렴한 땅값에 전력, 용수 공급이 충분하고 인프라 확장이 가능해 추후 우주항공산업 배후 클러스터 조성에도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교육·쇼핑·편의시설이 풍부해 직장·주거·힐링 여가가 가능한 도시라는 점에서 발사체 단조립장 근무 인력의 정주 여건을 고려하면 최적의 후보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가 소재한 창원시는 가포신항 배후 단지를 제시하고, 가포신항에서 발사체를 실어 뱃길로 나로 우주센터로 수송한다는 계획입니다.

누리호 발사에 참여한 40개 업체 중 6개 사가 창원에 있고 재료연구원과 전기연구원이 있어 연구개발과 기술지원이 유리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후보지 3곳을 비교하면 고흥은 발사체 운반 등 접근성에서, 창원은 협력업체 지원과 근무자 정주 여건에, 순천은 산업용지 확보와 확장성에서 각각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