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금호그룹의 박삼구 전 회장을 포함한 임직원 6명이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박 전 회장 선산을 가꾸는데 회삿돈을 썼다는 혐의인데 경찰 수사까지 더하면 2년 가까이 수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호그룹 측에서는 박삼구 전 회장의 기소만은 막겠다며 적극 대응하고 있는데, 경찰 수사에서는 금호 측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형길 기자입니다.
【 기자 】
나주시 왕곡면에 있는 금호그룹 박삼구 전 회장의 선산입니다.
금호그룹의 한 자회사는 2013년 7월 박 전 회장의 선산을 마주보고 있는 석산 2곳을 사들였습니다.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 1년도 안된 회사가 11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석산을 사들인 겁니다.
석산을 사들인 금호그룹 자회사는 채석 사업은 하지 않고 선산 주변 석산을 명당화하는 데 또 5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썼습니다.
경찰은 지난 2018년 이같은 사실에 대한 수사에 들어가 박삼구 전 회장 등 그룹 임직원 6명을 배임 혐의가 있다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추가로 확인할 사항이 있다며 최근까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싱크 : 수사 담당 경찰
- "(송치 이후에 검찰 쪽에서 연락이 있나요?) 전혀 없습니다 저도 궁금합니다."
수사가 이어지는 동안 금호가에서는 꾸준히 박삼구 전 회장 구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박 전 회장은 모르는 일이고 그룹 임원진이 알아서 박 전 회장의 선산을 명당화하는데 회삿돈을 썼다는 입장입니다.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그룹 고위급 임원 2명은 사비 12억원을 들여 그룹 자회사가 가지고 있던 석산을 되사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룹 임원들이 석산을 사비로 사들였기 때문에 회삿돈을 사적 이익에 썼다는 배임 혐의는 해소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 금호 측은 동일한 주장을 반복해왔지만 전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싱크 : 금호그룹 임원
- "기업이 어려웠을 때 이제 그분들이 그런 문제 때문에 했던 거고요 사비로 사들이면서 배임 이슈가 다 사라진 거고.."
금호 자회사가 회삿돈을 들여 선산 가꾸기에 나섰던 지난 2013년은 금호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때입니다.
자금난으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연이어 매각해야 할 상황에서 회삿돈 십수억원을 그룹 회장도 모르게 쓸 만큼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경찰 수사에서 박 전 회장까지 기소 의견으로 넘겼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에대한 박삼구 전 회장의 입장을 듣기위해 취재진은 수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끝내 입장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 싱크 : 금호그룹 관계자
- "(언제부터 안 오시는 거예요?) 3월부터 작년(여기서 손을 떼신 건가요?) 그렇죠."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하며 중견기업으로 전락한 금호그룹이 전 회장 배임 혐의 기소라는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습니다.
kbc 이형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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