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도서’ 선정사업 부실 운영 지적
84억 원 대형 사업..선정기준 불투명
심사위원 자격·심사 배점·채점표 엉망
“객관성·공정성 확보 소홀 치명적”
84억 원 대형 사업..선정기준 불투명
심사위원 자격·심사 배점·채점표 엉망
“객관성·공정성 확보 소홀 치명적”
정부가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대형 ‘도서구입’ 보조사업에 대해 대대적인 칼질에 나섭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출판 분야의 대형 예산 투입사업인 ‘세종도서 선정·구입 지원사업’ 전반에 투명성 부족, 방만·부실 운영 등 심각한 문제점이 누적돼 있음을 파악하고 사업의 구조적인 개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세종도서 사업은 ‘양서출판 의욕 진작 및 국민의 독서문화 향상 도모’를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맡아 매년 교양부문 550종, 학술부문 400종의 우수도서를 선정해 온 사업으로, 연 84억여 원의 보조금이 지원됩니다.
작년 교양부문은 8,698종이 응모해, 15.8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문체부는 세종도서 사업을 자체 점검한 결과, 사업의 핵심인 심사·평가·선정, 심사위원의 구성·관리에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운영체계·실태의 부실함과 방만함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박보균 장관은 “세종도서 타이틀은 독서문화시장에 ‘양서’라는 평판을 확보해주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가 그 출발점이다”면서 “그 동안 출판진흥원이 이를 소홀히 한 것은 치명적이며, 리더십의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사업의 구조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먼저, 세종도서 사업은 ‘기획의 독창성’, ‘내용의 충실성’ 등을 심사 시 평가항목으로 정하고 있으나, 각 항목에 대한 배점표가 없고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구성돼 사실상 개별 심사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운영되어 왔음이 확인됐습니다.
주요 평가항목은 공통기준으로 ①기획의 시의성, 독창성, 다양성, ②내용의 완결성, 우수성, 충실성, ③물성의 예술성, 정확성, 실험성 등입니다.
또 부문별 기준으로 △교양부문은 가독성, 흥미성, 교육성 △학술부문은 완성도, 도전성, 참신성 등입니다.
그 결과, 심사자별로 심사대상 도서를 검토한 후 작성해야 할 평가 채점표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또 선정 도서에 대한 도서평·총평(심사위원 공동 작성)만 작성하고 있어 어떤 도서가 어떤 사유로 선정 또는 탈락했고, 어떤 기준을 충족 또는 미충족했는지 알 수 없는 구조로 심사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객관성과 투명성이 부족한 심사 선정과정 때문에 그간 세종도서 사업에 탈락한 출판사 등이 심사기준과 선정사유를 공개할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진흥원은 선정 도서에 대한 도서평, 총평만 공개해 불투명성에 대한 불만을 키워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사위원의 자격요건과 이에 대한 확인과정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세종도서 사업의 심사위원은 지난해 기준 교양부문 183명(69개 분과), 학술부문 69명(28개 분과)이 위촉돼 도서를 심사하게 됩니다.
세종도서 심사위원회 운영 지침은 심사위원의 자격기준으로 ‘강사 이상으로 교육경력 2년 이상’, ‘신문, 잡지 등에 서평을 기고 또는 연재한 경험이 풍부한 자’, ‘학술 및 교양 부문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세종도서 선정여부를 결정하는 심사위원의 자격으로서는 기준이 모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군다나 실제 심사위원단을 구성할 때 진흥원이 자격요건 충족 여부를 검증하고 있지 않은 것도 문제로 확인됐습니다.
심사위원 위촉 시 과거 근무경력, 기고·연재 경력 등의 자료를 전혀 받지 않아 요건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실제 자격요건 충족 여부를 별도로 검증하는 절차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또한, 심사위원 후보자 풀은 유관단체의 추천으로 구성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단체의 추천인이 과도하게 반영돼 실제 심사위원 선정 비율에도 왜곡이 발생한 문제점도 발견되었습니다.
문체부는 세종도서 사업이 연간 84억 원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출판 분야의 가장 큰 지원사업인 만큼, 사업 집행기관인 진흥원에 관행에 따라 방만하게 운영하지 말고 리더십을 발휘해 사업 전반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강력한 혁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문체부는 이번 자체점검 결과 드러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국민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하고, 출판사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질적 정책 전환 방향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Copyright@ KWANGJU BROADCASTING COMPANY. all rights reserved.
랭킹뉴스
2024-11-22 21:28
어등대교 파손.."교통량 변화 무시한 관리가 원인"
2024-11-22 20:37
'폭탄 설치했다' 킨텍스 폭탄 테러 예고에 대피 소동
2024-11-22 20:36
메탄올 든 술 마신 라오스 외국인 관광객..사망자 6명으로 늘어
2024-11-22 16:30
폐지 줍는 줄 알았는데..손수레 끌며 택배 '슬쩍'
2024-11-22 15:52
'마세라티 뺑소니범'에 징역 10년 구형.."유족에 사죄"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