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양심적 병역거부 첫 인정

종교가 아닌 '비폭력' 등을 이유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수원지법 형사5단독은 현역 군 복무 이후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1차례 예비군·동원훈련에 불참해 병역법과 예비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8살 A씨에 대해 지난 14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전쟁을 위한 군사훈련에 참석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라, 훈련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라 어려서부터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다고 밝힌 A씨는 성장 과정에서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전쟁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며, 주변의 설득으로 입대한 이후에도 적에게 총을 쏠 수 없다는 확신을 갖고 회관 관리병으로 자원해 근무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죄로 판단될 경우, 훈련을 피할 수 있는 중한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의 진술이 비폭력·평화주의 신념이 형성된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며 양심에 따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