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빨간 자선냄비, 종을 흔들며 모금 활동을 하는 사람들...
매년 이맘때쯤이면 볼 수 있는 따뜻한 풍경인데요.
하지만 최근, 기부금을 악용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기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 기자 】
#1.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일명 '어금니 아빠' 사건, 기억하시나요?
#2.이모씨가 희귀병을 앓는 딸을 앞세워 받은 12억 원가량의 후원금을, 호화생활로 탕진해버린 사실이 드러나자, 전 국민의 분노를 샀었는데요.
#3.지난 8월엔 결손아동 후원 사업을 해왔던 한 유명 단체가 기부금을 횡령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거둬들인 128억 원의 기부금 가운데 그들이 실제로 불우아동에게 지원한 금액은 고작 2억 원뿐이었습니다.
#4.잇따라 터진 사건에 기부자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꼭 필요한 곳에 쓰이길 바랐던 기부금이 누군가의 뒷주머니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5.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기부자 중 자신이 낸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은 61.7%였는데요.
기부자 10명 가운데 6명이 기부금의 사용처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6.기부금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 단체도 일부에 불과합니다.
2015년에 등록된 3만4천 여개의 공익법인 가운데 공시의무가 없는 종교법인 등을 제외하면 25%만이 공시의무를 갖게 됩니다.
투명한 운영을 담보하는 공시의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7.기부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아예 기부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요.
'기부'와 공포증을 뜻하는 '포비아'를 합친 신조어, ‘기부 포비아’라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
#8.일각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모금단체의 공익성 검증 장치와 기부내역 공개 의무화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9.사회전반에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역 기부단체들의 시름도 한층 깊어가고 있습니다.
#10.기부 문화가 위축되면 당장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들이 후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11.기부자들의 선량한 마음이 악용되는 일은 다신 없어야겠죠.
올바른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관리감독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카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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