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홀로 사는 노인들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식 계획을 세워놓는 노트가 있습니다.
바로 장수노트인데요.
해마다 가족과 친지가 없는 독거노인들의 고독사가 늘면서, 이들의 장례식 조차 치러줄 사람이 없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 기자 】
#1
“장기 기증서를 화장대 서랍에 두고 갑니다.”
노트 위로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써 내려간 마지막 편지가 쓰여 있습니다.
#2
꼭 연락해주었으면 하는 이는 누군지, 준비해둔 수의와 영정사진은 어디에 있는지.
#3
그리고 자신의 장례식은 어떻게 처리해 주었으면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참을 고민하며 써 내려간 글은 A4용지 한 장을 넘기지 않습니다.
#4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엔 전부 가족들을 향한 그리움이 묻어나 있습니다.
#5
광주 서구에서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장수노트 사업인데요.
#6
혼자서 죽음을 맞을지도 모르는 독거노인들이 공영장례식을 신청한 후, 자신들의 장례식 절차를 부탁해 놓은 일종의 임종기록부입니다.
#7
떠난 뒤엔, 이렇게 쓰여진 마지막 편지 내용에 따라 공영장례식이 치러지는데요.
주민들이 상주가 되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줍니다.
#8
현재 서구에 살고 있는 80여 명의 독거노인들이 장수노트를 작성하고 있는데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생활관리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9
이 노트를 쓰고 있는 이들은, 혼자이기에 항상 걱정이었던 장례식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10
고독사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대인 지금.
스스로 준비해야만 하는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해줄 이웃들이 있다면, 그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카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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