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일빌딩에서는 오늘(1일)부터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수년 동안 재판 조차 받지 못하며 필리핀 구치소에 수감된 여성들이 만든 예술 작품들인데요.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광주가 첫 공개 장소가 됐습니다.
조윤정 기자가 전시회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노란 옷을 입은 필리핀 여성들이 한 데 모여 아리랑을 따라 부릅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두테르테 정권 시절 무차별적으로 필리핀 구치소에 끌려온 여성 재소자들입니다.
30명 정원의 공간에 수용된 인원은 무려 230명.
이들은 대부분 생활고로 범죄를 저질렸지만,
수 년 동안 제대로 된 재판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로잘리 제르도 / 필리핀 예술가
- "(특히 코로나 이후에는) 모든 것이 다 봉쇄됐고, 특히 감옥에 있는 여성들은 두 배, 세 배 더 고립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자유는 수를 놓아 인형을 만들거나 모기장을 활용해 의상을 만드는 것 들입니다.
한 땀 한 땀 만들어진 다양한 작품은 각 나라 예술가들의 지원 속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 인터뷰 : 로잘리 제르도 / 필리핀 문화예술가
- "이렇게 예술을 통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서 그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또 어떻게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표현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건데, 그 장소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광주 전일빌딩이어서 의미가 더 큽니다.
▶ 인터뷰 : 정헌기 / 아트주 대표
- "이들 역시도 실은 국가 폭력의 피해자일 수 있거든요. 그들의 아픔을 우리나라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곳은 광주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구치소란 고립된 공간속에서 자유와 인권을 갈망하는 여성 재소자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10일까지 이어집니다.
KBC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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