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서핑

    kbc fm을 아껴주시는 청취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음악과 더불어 청취자 여러분의 좋은 사연을 공유 하고자 만든 참여하기 게시판은 
    모든 연령충에서 사용하고 계시는 열린 공간입니다.
    따라서 운영상 부득이하게 아래 내용에 해당되는 게시물은 게시자의 동의 없이 삭제되며
    일정기간 게시판 사용이 제한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인신 공격, 비방성 글 
    2.  욕설 또는 욕을 변형한 단어가 포함된 글
    3.  퇴폐적인 행위를 미화,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는 글
    4.  광고 홍보성, 상업성 게시물
    5.  게시판 주제에 맞지 않는 스팸 게시물

    여보, 미안해요.

    김순봉
    등록일 2018-01-18 07:42:50 | 조회수 99


    며칠 전 비가 온 종일 내렸습니다.

    퇴근하여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확 검정 장화에 솜털이 깃든

    따스한 신발 한 켤레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젖은 장화를 말린다고 널어 둔 거였나 봐요.

    "여보, 이거 신발 좀 치우지 그래요. 지저분하고 입구에 물기가 있어 안 좋아요."

    아내는 바로 답을 합니다.

    "어쩔 수 없어요. 말려야 하니까요. 물 빠지면 금방 치울게요."

    그런 후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도 신문지와 장화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거여요.

    오늘 아침 승용차에 가려는데 그 너덜너덜한 신문지 위에 다른 신발이 놓여 있었습니다.

    저는 그만 울컥 화를 내면서 소리쳐 말합니다.

    "여보! 이 추접한 신발 좀 신발장에 처넣으라니까요!

    도대체 뭘 하는 거여요!"

    아내는 깜짝 놀라면서 가슴을 움켜쥐어 잡습니다.

    "그것 물 빠지면 신발장에 넣을 거여요. 사람잡겠어요.

    뮛땝시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요."

    하두 어이가 없었습니다.

    식탁 위에 아주 조금 남은 동치미를 머칠 째 그대로 올려 놓습니다.

    두세 번이나 이야기 하여 안 먹으니까 새로 동치미를 썰어 놓았으면 했는데도 말입니다.

    "! 이 동치미 안 먹는다고요. 좀 버리라니까요!"

    아내는 또 가슴을 움켜쥐면서,

    "어휴! 숨 막혀 죽겠네요! 당신은 손이 없소. 발이 없소"

    아내는 그 동치미 그릇을 갖다 냅다 '쨍그랑!' 게수대에 쏟아 부어버립니다.

    아내의 얼굴은 진즉 동색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출근하여 생각해 보니 제가 너무 싱급하고 경솔혔던 것 같아요.

    "여보, 오늘 아침 많이 속상했죠? 너무 채근하여 소리 질러 미안해요.

    지금껏 함께 살아온 34년 세월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짧을진 데

    앞으론 오손도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게요. 알았죠?"

     

    뮤직서핑 문애란 DJ,

    이 노래를 아내에게,

    또 우리 부부처럼 말다툼으로 뿔난 사모님들께 드리고 싶네요.

    꼭 좀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1. 김정수 - 당신

    2. 해바라기 - 사랑으로

    3. 노사연 - 만남

    4. - 기억을 걷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