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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미안해요.
며칠 전 비가 온 종일 내렸습니다.
퇴근하여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확 검정 장화에 솜털이 깃든
따스한 신발 한 켤레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젖은 장화를 말린다고 널어 둔 거였나 봐요.
"여보, 이거 신발 좀 치우지 그래요. 지저분하고 입구에 물기가 있어 안 좋아요."
아내는 바로 답을 합니다.
"어쩔 수 없어요. 말려야 하니까요. 물 빠지면 금방 치울게요."
그런 후 그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도 신문지와 장화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거여요.
오늘 아침 승용차에 가려는데 그 너덜너덜한 신문지 위에 다른 신발이 놓여 있었습니다.
저는 그만 울컥 화를 내면서 소리쳐 말합니다.
"여보! 이 추접한 신발 좀 신발장에 처넣으라니까요!
도대체 뭘 하는 거여요!"
아내는 깜짝 놀라면서 가슴을 움켜쥐어 잡습니다.
"그것 물 빠지면 신발장에 넣을 거여요. 사람잡겠어요.
뮛땝시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요."
하두 어이가 없었습니다.
식탁 위에 아주 조금 남은 동치미를 머칠 째 그대로 올려 놓습니다.
두세 번이나 이야기 하여 안 먹으니까 새로 동치미를 썰어 놓았으면 했는데도 말입니다.
"예! 이 동치미 안 먹는다고요. 좀 버리라니까요!"
아내는 또 가슴을 움켜쥐면서,
"어휴! 숨 막혀 죽겠네요! 당신은 손이 없소. 발이 없소"
아내는 그 동치미 그릇을 갖다 냅다 '쨍그랑!' 게수대에 쏟아 부어버립니다.
아내의 얼굴은 진즉 동색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출근하여 생각해 보니 제가 너무 싱급하고 경솔혔던 것 같아요.
"여보, 오늘 아침 많이 속상했죠? 너무 채근하여 소리 질러 미안해요.
지금껏 함께 살아온 34년 세월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짧을진 데
앞으론 오손도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게요. 알았죠?"
뮤직서핑 문애란 DJ님,
이 노래를 아내에게,
또 우리 부부처럼 말다툼으로 뿔난 사모님들께 드리고 싶네요.
꼭 좀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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