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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랑의 크리스마스 이벤트

    김수진
    등록일 2014-12-24 06:32:40 | 조회수 150

     

    안녕하세요?

    1년전 고향인 광주로 발령받아 쭈욱 문애란님의 라디오 방송을 즐겨듣는 애청자입니다~

    말도많고 탈도많았던 2014년의 크리스마스가 벌써 d-day 1일전이네요.

    저에겐 이맘때만되면 생각나는 웃지못할 슬픈(?) 이벤트가 기억이 나는데요..

    들으시면 다들 즐거운 퇴근길이 될 것 같아서요 ㅋㅋ

     

    때는 2년전 크리스마스 당일이었습니다.

    그때는 서울에서 남편과 저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고 큰딸을 광주 친정집에서 키워주시고 계셨어요.

    크리스마스 이브날 아침일찍 신랑과 저는 일찍 내려와 세식구는 함꼐 보내고

    크리스마스 당일은 친정엄마에게 딸을 맡긴 후 단둘이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을 보기로 계획되어 있었어요.

    날이 추웠던지라 장갑끼고, 두껍게 껴입은 패딩점퍼 지퍼안에다가는 핫팩을 넣고..

    미리 예매해놓은 연극 관람권을 찾기 위해 신분증도 함께 지퍼안에 넣어놨었죠.

    신분증 제출하고 저희 부부는 관람권을 받아들고 들어가 오랜만에 단둘이 하는 데이트에 가슴이 콩닥콩닥 연극이 얼른 시작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왜.. 연극 시작하기전 극단의 일원분이 한 분 나와..간단히 OT를 진행하시잖아요?

    박수 많이쳐라.. 핸드폰 진동으로 해놔라.. 등등등?

    이런 진행이 다 끝나고 나서.. 그 분께서 갑자기 .. "여기 계시는 분들 중 김수진씨라고 계시나요?" 하더라구요.

    순간 관람석은 술렁술렁.. 제가 당황해하며 일어날까 말까 망설이는데.. 옆에분은 조그맣게 "누가 프로포즈 하나봐~ 이야~ 좋겠다~" 하더라구요.

    저역시..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이벤트구나! 신랑이 드디어 프로포즈를 하는구나!  심장이 너무 요동쳐서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았어요.

    참고로 저희는 속도위반으로 결혼한 케이스라 신랑의 프로포즈 없이 결혼했거든요..  늘 프로포즈 언제할꺼냐면서 달달달 볶았지만 남편은 들어주지 않았었습니다.

    아무튼 얼굴이 시뻘게진채로.. 입가에는 이미 행복에 겨워 미치겠다는 웃음을 지은채 용기내어 일어났습니다.

    사회자 다시한번 저에게 김수진씨 맞으세요? 물어보고..

    저는 부끄럽다는 듯이 남편을 한번 쳐다보고 " 네~~"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회자 머라고 한지 아세요???

    " 아까 안내데스크에서 신분증 놔두고 가셨죠??".... ㅡㅜ..

    맞아요.. 저는 예매한 연극관람권을 찾으려고 신분증을 제출한뒤..

    다시 받아서 주머니에 넣었는데!!!

    뚱뚱한 손장갑과 핫팩에 밀려 신분증에 바닥에 떨어졌던 거에요.. ㅠ

     

    정말 순식간에 관람석에서는 와하하하하하~~ 하고 웃음들이 터져 나왔고.

    저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 패딩점퍼에 얼굴을 파묻고 자리에 앉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신랑에게는 "오빠가 프로포즈 한 줄 알았다고. 너무 떨려서 죽는 줄 알았다고.." 눈물까지 그렁그렁..

    그렇게 웃지못할 슬픈.. 이벤트였지요~ ^^

     

    그 뒤로 프로포즈는 받았냐구요?? 결혼한지 5년차이지만 아직 받지 못했어요.

    그치만.. 포기하지 않고 전 요구할꺼에요 ㅋㅋ

    애란언니가 저 좀 도와주실래요?? 이렇게 방송을 통해서 저희 신랑에게 꼬옥~ 전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신창동에 거주하는 김수진에게 2014년이 지나가기 전에 꼭! 프로포즈 하라구요..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