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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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혀진 계절

    박금수
    등록일 2024-10-15 16:51:14 | 조회수 335
    10월이 불러온 가을의 소리를 들으며
    갈길 잃은 계절을 보고 있노라니
    세월은 어언 십수년이 흘러 이제 여름은 세월만큼 길어졌고
    가을은 그 가는 길이 서툴기만 하여
    제 옷 찾아 입기도 버거워 고뇌하는 표정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가을 소리를 기억하는가?

    가을 벼와 콩을 추수하여 덕석위에 펴서 들판에 말리고 있노라면
    코스모스는 벌을 불러 모아 꿀따기 가을운동회를 벌이고
    우체부 아저씨는 자전를 타고 그 길의 사연을 실어 나르던 그 때 그 가을.
    코스모스길에서 마주친 소녀와의 우정이 새겨진 가을 들녁은
    자고 나면 기계화로 순식간에 추수가 끝나버려
    그리운 영상 마저 희미하고 이제 아스라한 기억만 갈바람을 탄다.
    그 들녁에는 이제 참새도 찾아오지 않는다.
    해마다 신작로에 피던 코스모스 길은 이제 찾아보기도 힘들고
    아스팔트에 밀려난 코스모스들은
    뭉텅이로 재배된 들에서 사진 찍기 바쁜 인싸가 되었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 샤아악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소리 ~~
    갈바람이 나뭇잎에 시를 쓰는 소리 스르르
    벼 익어가는 소리
    벼 추수하는 소리
    마음속에 희미하게 들려오는 새참 먹으라는 소리
    도리깨 휘돌리는 소리에 콩튀는 소리 탁~토톡톡
    감따는 소리에 홍시 떨어지는 안타까운 소리 쏘~옥
    숲속에서 도토리,상수리,밤 떨어지는 소리 툭~툭~
    청설모,다람쥐의 겨울 식량 챙겨 떠나는 조심스러운 부스럭 소리 사삭사삭
    들깨와 풀들 열매 튀는 소리 톡틱톡~
    여치의 들녁 날아다니는 소리
    귀뚜라미 가을 타는 소리
    방앗간에서 벼를 찧어 햅쌀 나오는 흐뭇한 마음의 소리
    새하얀 쌀밥의 찰기 넘치는 단맛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오매 겁나 맛있다 소리
    추어탕 들이키는 구수한 맛의 소리
    배추와 무의 찬이슬과 서리에 살찌는 소리
    잎새에 울긋 불긋 단풍 물드는 소리
    낙엽 지는 소리 훨~훨~
    낙엽 뒹구는 소리 스~으삭
    싸리나무와 대나무 빗자루로 낙엽 쓰는 소리
    마지막 잎새의 바람에 스피우는 바이올린 소리
    편지지에 사연과 마음을 담는 연필과 볼펜 소리
    가을이 가는 쓸쓸한 고독의 소리
    가을의 사랑에 애타는 소리
    가을이 부르는 사랑의 소리
    가을이 보여주는 수채화에 감탄사로 단풍 물드는 소리
    가을의 감동에 밤이 고즈넉하게 깊어 가는 세월의 소리
    간 밤의 흰서리가 세상을 잠재우는 한의 소리
    10의 마지막 밤을 기억하며 애닯아 하는 청춘과 중년의 소리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10월이 다가기전에 이 노래를 들어 보고 싶다.

    신청곡 : 이용 - 잊혀진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