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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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불

    박금수
    등록일 2024-02-20 11:59:12 | 조회수 1,242
    흙돌담 초가집에 호롱불이 방안을 은은하게 밝히던 순수했던 70년대초.
    반딧불도 고마운 시대에 수많은 별들과 미리내가
    매일 꿈을 싣고 밤하늘을 날아다니던 그때에
    달빛은 최고의 밤손님이고 내 마음의 등불이었다.
    별을 보며 달을 보며 꿈을 키우던 고요하고 순수했던 밤의 시대.
    라디오 음악 소리에 밤도 달도 별도 나도 젖어 들어 갔다.
    저 머나먼 우주에서도 지구별 보러 날아온 유성들도 밤하늘을 빛내던
    아름답던 밤하늘이 이제는 인간들의 빛줄기에 머나먼 시대가 되었다.

    동네 군데군데에는 새까맣고 커다란 나무 전봇대가 들어서고
    전선 2가닥 나란히 집으로 들어와 부억과 큰방에 30촉 백열등을 밝히면서
    세상은 달라졌다.
    그때에 에디슨이 머나먼 곳에서 우리네 집에도 구경하러 온 시대였다.
    참새들도 새로운 전선 놀이기구 소문에 마치 소풍 가듯 전선 위에서 놀이를 즐기곤 했다.
    그때 참새에겐 전선 위에서 멀미하며 줄을 타는게 우리의 전통 줄타기 보다 어려웠을 높이였을 것이다.
    참새가 전깃줄에서 감전 안되는 걸 보고 새들은 전기에 감전 안되나 보다 하고
    순수했던 마음들은 마치 전선 위에 참새 같았다.

    라디오 건전지와 양초 한곽과 8각 성냥이 삶의 기본 필수품이던 시대에
    나는 어린 나이에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한 곡의 노래에
    백열등이 들어와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처럼
    음악의 감동에 그 노래를 다시 들을 날 만을 기다리곤 했었다.
    지금도 밤이 되면 촛불 같은 여린 LED 조명을 켜 놓고
    나는 그 노래를 몇 번이고 들으며 그 시절에 감성에 취해 보곤 한다.

    사기 밥그릇 국그릇이 백열등에 빛났던 밤이 되면
    동네에 어귀에는 커다란 하얀 수은등과 주황색 나트륨등이 하나씩 켜져 있어
    범죄없는 마을을 지켜내 갔다.
    조용한 침묵에 동네 개들이 가끔씩 반손님을 길들이기 위해 목청을 털고 나면
    목을 비틀리기 싫어 닭들은 쥐죽은 듯 고요히 구구 대기만 했다.

    봄비가 촉촉히 풋내음으로 분위기를 만들고 있노라니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의 등불을 켜놓고
    순수했던 그 시절의 추억을 따라 빗속을 걸어 본다.
    우산 하나 없이 지내던 시절에 비료포대나 토란잎을 꺾어 비를 피하던 그때로...
    이제는 마음의 등불을 켜고 다시는 꺼뜨리지 않으리라.
    세상의 먼바다를 배를 타고 건너려면 등불을 켜야 한다.
    마음이 허전한 이 시대의 찬란한 불빛 속에서
    누구나 기다리던 등불이 켜지기 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기다림의 간절함이 등불이 되어
    희망처럼 꺼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 노래를 신청해 봅니다.

    신청곡 :
    영사운드 - 등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