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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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엽서

    박금수
    등록일 2023-11-02 17:24:57 | 조회수 152
    가을의 낙엽과 단풍은 세월의 엽서와 같아 보인다.
    겨울과 봄의 메마른 시절을 지나 여름의 푸르른 청춘을 지내고
    가을까지 온 수많은 사연을 적어
    우리들에게 하나 둘 씩 잎새로 떨구어 보내는 까닭에
    우리는 지금 가을을 타고 있다.

    엽서를 사서 정성 드려 적고 쓰고 그리기 해서
    사연과 신청곡을 적어 우편으로 보내고 나면
    방송 나오는 날을 이제나저제나 나올까
    기다림과 설레임이 첫사랑처럼 옹알거렸었다.
    학교 책은 그냥 곁에서 거들뿐 그 시간 라디오방송을 놓칠새라
    눈망울과 귀가 라디오 전파 늪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그때는 초롱초롱하던 밤하늘의 별들도 라디오를 들었을 것이다.

    라디오 방송에 채택되어 사연이 나오고 음악이 나오는 날이면
    그 기쁨에 홍시처럼 발그래져서 잠을 설치고
    학교에서 마을에서 친구들에게 며칠 동안 많은 부러움의 선망이 되기도 했다.
    엽서나 편지를 보내기 위해 우체부를 기다리던 마음은
    가을 들녁의 코스모스처럼 하늘거렸던 것 같다.
    그때 마을 앞의 사연을 지키던 빨간 우체통은
    사연을 나르는 가을날의 빠알간 단풍 같았던 것을
    이제야 깨달으며 오늘도 난 사연 하나를 인터넷으로 띄워 보내본다.

    지금은 사연이 길을 잃어버리자 엽서도 떠나고 우체통도 사라지고
    라디오 전파를 연구하던 별들도 사라지고
    낙엽과 단풍만이 시간 속을 뒹굴고 있다.
    그래도 난 오늘도 추억에 젖어 다른 방식으로 엽서를 띄워 보내 본다.

    이렇듯 엽서가 생각나는 것은
    세월의 미련일까?
    오늘도 안타까운 우리들 사연을 가을이 이렇게 풀어 가는 듯 하다.
    그 시절 엽서 한 장에는 세월의 모든게 담겨져 있었다...
    지금 나는 그 엽서에 사연과 가을을 담아 추억찾기에 보내 본다.


    신청곡 : 정윤선-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