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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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 밝힌 밤에

    박금수
    등록일 2023-09-01 15:46:31 | 조회수 117
    반딧불과 눈빛으로 책을 읽었다던 멀고 먼 시대의
    형설지공이란 사자성어의 참으로 아름다웠던 자연의 빛의 시대를 넘어
    호롱불로 밤을 가공하여 밝히기 시작하던 시절에도
    가족들의 웃음소리는 싸리문과 흙돌담을 넘어 골목길에 돌아 다니곤 했었다.
    호롱불이 넘어져 이웃 초가집에 불이 나면
    마을회관에 있는 종을 땡땡땡~ 땡땡땡~ 울려 불을 끄던 시대가 가고
    촛불을 켜며 불빛에 대한 믿음이 커져가면서
    우리네들은 성냥 한갑과 양초 한곽을 집에 쌓아두어야
    한겨울을 나기 위해 김장하듯이 준비하곤 했었다.

    우리는 에디슨의 전구로 새로운 시대의 빛을 삶에 끌어드리기 시작하며
    우리가 끌어드린 빛 만큼 시대는 빨라졌고
    빨라지므로 인해 얻는 편리함과 발달만큼 잃는 것도 많았다.
    그 빛에 별들은 사라져 가고
    은하수는 멀어져 보이지 않고
    유성은 온데 간데 없이 다른 우주로 떠나고
    눈은 희미해져가고
    마음도 하해져 여유마저 멀어져 갔다.

    지금은 LED가 세상을 잠들지 않게 지키고
    우리는 거기에서 방랑자처럼 서성이곤 한다.
    어디로 가야만 하는건지 밝은 빛에도 길을 잃은 어린양들처럼
    헤매이고 부딛히고 얽히고 설키는데
    현대인의 삶이 모두 똑똑한거 같아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어리석음만이 그런 빛에 갇혀 있는 것만 같다.
    빛은 정보의 바다를 만들고
    우린 그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또다른 빛을 찾아 우주로 가보려고 하지만
    우리가 떠나 보낸 별들은 이미 멀어져 가고 있는것 만 같다.

    지금은 자유와 민주가 어둠에 갇혀 있었던 시절에도
    삶을 아름답게 나누던 모습들은 어디가고
    화려한 빛만이 살아남는 것처럼 고요하지 않고 요란스럽고
    세상은 오직 어둠속에서 빛을 추구하려
    어둠속에 고요함과 진실을 보지 않고 밀어 내려고만 한다.
    진실은 흑과 백이 자연의 순수함이었다.

    우리가 가져야 할 빛은
    맑고 밝고 천사같은 빛을 모아
    세상을 밝혀야 한다.
    더이상 늦기전에...
    반딧불이 유영하며 초가을 밤을 수놓는 추억을 다시 기다리며...

    신청곡 : 윤설희 - 촛불 밝힌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