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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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연

    조동훈
    등록일 2023-04-13 12:23:18 | 조회수 87
    저는 통기타 초보입니다
    연습해도 소질이 없는지 실력이 늘지 않았어요
    그래도 통기타 잡고 있으면, 왠지 낭만을 아는 로맨틱한 남자 같아요
    오랜만에 사촌형집에서 통기타를 쳐봤어요
    제자신 한테 거품을 채우며 허세를 부렸어요
    통기타 칠 때 불문율이 있잖아요
    의지에 앉아서, 다리를 꼬으고 ㅋ
    셔츠 단추 2개 풀고 ㅋ
    머리카락을 살짝 흐트리고 ㅋ
    창문을 열어서 바람이 살랑살랑 들어오고
    발라드의 황태자 처럼 통기타를 쳤어요 ㅋ
    '조덕배 그대내맘에 들어오면은'...연주했어요
    그런데 초보라서..
    나 'am코드 잡고  ..아 왜 이렇게 코드가 잘 안 잡히지..아  아..dm코드 잡고... ㅋㅋ아 잘 안되네...e7 코드 아.. 손가락 아프다...ㅋㅋ시작한지 얼마 안 됐는데 손가락이 쑤씨네...'ㅋㅋ
    사촌형 '똥폼은 그렇게 잡고 기타는 칠 줄 모르고...거품없이 담백하게 인생 살아야지...'
    전에 운동장에서 캐치볼을 했어요
    저는 마운드에 올라온 특급 투수 처럼... 1루에 주자가 있는것 처럼 힐끔힐끔 쳐다보고, 다리를 번쩍들고 팔을 뻗아서 메이저리그 투수 처럼 공을 던졌어요
    혼신을 다한 투수 처럼 '헉헉~' 거친 숨소리도 냈죠 ㅋ
    사실, 우린 겨우...캐치볼 하는데....
    그냥 하수구에 공이 뺘지지 않게 던지기만 하면 되는데, 말이죠
    몇일후 지인분이 이사를 하는데, 사촌형과 같이 가게 됐어요
    저희한테 수고비로 십만원을 준데요
    오만원씩 반반 나누면 되네요 ㅋ
    그냥 차비 만원만 줘도 되는데 십만원을 주다니..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횡재 했다고 생각했어요
    이사짐을 나르는데 사촌형이 입을 가만히 못 두고 소리 내면서 오바 하기 시작했어요
    사촌형 '으라차차~~'
    선반 들고
    사촌형 '으..으....이얍~~'
    식탁 옮기고
    그러더니..
    사촌형 '아이고 허리야...추워서 허리 삐끗 해서...어깨도 뻐근하네...죽겠다 ..나 죽겠다'
    의욕적인 모습을 보인 후...끙끙 앓는 소리가 퍼져나갔어요
    왠지, 아픈척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형은 스티로폼에 누워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 처럼 목욕비 만원을 더 달라고 하네요 ㅋㅋ
    고품격 만원짜리 연기였네요 ㅋㅋ
    아니...통기타 칠 때 똥폼 잡는다고 구박하더니 ㅋ 만원 받으려고 연기하는게 더 민망하지 않나요?
    똥폼 안잡고 거품 없는 담백한 인생을 살라면서ㅋ 연기하는 인생이 더 창피해요
    > 신청곡 이문세-알수 없는 인생
    이름 조동훈
    전번 010 2584 3759
    주소 부산 수영구 망미로 27번길 62 동성빌라 1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