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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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판 원두막

    박화순
    등록일 2022-08-01 13:21:50 | 조회수 110
    도엽님 안녕하세요?
    추억찾기 애청자님들도 달콤한 여름휴가
    잘들 보내고 계시죠?
    엊그제 어릴적 아랫집살던 초딩친구 금희오빠가
    장성삼서에있는 과수원에 농막을 지었다며 초대하더라구요
    내친구 금희는 서울에 살고있어 내려오진 못하고
    남편이랑 금희 오빠네부부랑 아침일찍 출발하여
    농장에 도착하니 주변에 야산으로 이워져 벌써 공기부터가 다르더군요.
    농막은 비닐하우스를 크게짓고 그 속에 방이며 마루를 만들어
    에어컨에 선풍기도 몇개있고 싱크대에 식탁까지 설치하여
    완전 별장처럼 아주아주 근사하더라구요.
    게다가 붉으스레 잘익은 복숭아가 어찌나 탐스럽고 맛나던지
    몇개나 먹었는지 아예 점심생각도 안나더라니까요.
    점심엔 솜씨좋은 오빠부인이 농장에서나온 대추며 가시오가피며
    도라지며 온갖 몸에좋은걸 몽땅넣고 닭백숙을해줘
    간만에 완전 포식하고 왔네요
    제가 어릴적 우리참외밭에는 아버지께서 크고작은 나무기둥을
    얼기설기엮어서 서너명이나 앉을법한 원두막을 만들어놓고
    참외가 노랗게 익어가면 누가 참외서리하러오나 지키곤 했었어요.
    밭일을하시다 더울땐 잠깐 쉬기도 하셨구요.
    그러다 한번은 장맛철에 원두막이 쓰러져 부모님께서 허리를
    다치셨다가 한동안 고생하셨던 기억도 나네요.
    선정동에있는 우리 농막도 금희오빠네 농막처럼 다 갖춰져
    주말이면 손주들의 아지트가 되지만 그래도 가끔은
    어릴적 아버지께서 소박하게 만드셨던 초라하던 그 원두막이 넘 그립네요.
    여름이지나고 가을이오면 단감이며 홍시가 익어갈텐데
    그땐 서울사는 초딩친구 금희도 내려오게해서
    현대판 원두막에서 하룻밤지새며 밀린얘기 나누어야겠어요

    논두렁밭두렁의 외할머니댁
    이규석의 기차와 소나무